아일랜드 레이크(2)
아일랜드 레이크는 노바이 시내에서 20여분 들어가는 한쪽 끝,윅섬에 자리 잡고 있다.
아마도 한 참 부동산 경기가 좋을 때 커다란 주택회사에서 큰 단지로 조성한 것이었던듯하지만 , 미국도 경기가 많이 안 좋은 상황들이라 집값이 많이 하향 세였던 시기.
우리는 집을 살 상황도 아니었고 렌트로 진행했지만. 만약 그 곳에서 산다면 아주 좋은 환경이었을 거라는 짐작은 했었다.
처음 집을 보러 다닐 때, 인도인의 집, 흑인의 집등등 , 몇 집을 들어가 보니 구조와 가구들 혹은 냄새로 인조의 구별이 확실해졌다고나 할까?
인도인이 살던 곳은 절대 들어가서는 안된다는 조언 도 들었지만, 일단 그 특유의 향신료들의 향이 집에 베어버려서 아주 고약했던 기억,
또 다른 집은 그 집의 가구 색깔, 디자인. 그리고 장식품들을 보고 아,, 이 집은 흑인이구나 하고 집작이 가능했던 기억들,
아마도 한인들이 사는 집을 미국인이 들여다보았다면, 아마도 마늘냄새나 김치 냄새가 베어 잇었을 거라는 반대적 개념도 가능한,
내가 일본 생활을 할 때는 느껴지지 않던, 그러니까 인종색의 확연한 차이들이 거대한 대륙 미국에서는 역시 가장 먼저 피부로 다가오는 사실이었다.
우리가 이사한 집은 아주 독특했다.
집주인 아주머니의 별명이 앞의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로즈여사일 정도로 장식이 가득한 , 어찌 보면 동화 속에서나 나올법한 ,,,
아마도 딸이 있었다면 환호성을 지를만한..
막내에게 그 집은 지하실의 구조가 독립적이고 , 따로 음식도 해 먹을 수 있을 만큼 꾸며진 바와 페치카의 매력이었는지도 모른다,
아무튼 그 지하에서는 뒤늦게 이삿짐에 실려온 우리 막내와 다행히 비슷한 시기에 온 한국 동갑내기의 아지트 였으며,또한 노바이 축구부원들의 파티 장소였고, 위아랫동네의 한인 축구부 학생들의 장소였다.
일층의 현관 문을 열고 들어서면 머리 위로 떨어질 만큼 무거워보이면서도 영화 속에 등장할 만한 커다란 크리스털의 샹들리에가 매달려있었고, 오른쪽 넓은 거실에는 커다란 거울이 마치 무도회장처럼 붙어 있었다.
또한 오른쪽 손님 식탁 자리에도 크리스털의 샹들리에가,
부엌과 붙은 안쪽 거실에는 패치카가 자리 잡았고 창문 넘어로는 뒷 숲이 가득 펼쳐지는 환상의 집.
아일랜드 레이크의 우리 집이 그랬다.
이사 시점이 여름의 시작이었던 기억이다.
호숫가에서는 미국 아이들과 가족들이 마치 바다인 양 선탠을 하고, 보트를 타고, 수영을 하고,
바다와 호수를 구분 짓는 우리네 정서로는 익숙지 않은,
얼마 전 무주의 반딧불 축제 소식을 접하며 그곳에서의 그 무수히 많던 만딧불이 떠올랐다.
해가 떨어진 저녁 문을 열고 나가기 만 하면 사방에서 반딧불들이 넘실넘실 춤을 추었다.
걸어가는 내내 앞 뒤 좌우로 마치 숨바꼭질을 하듯이 피어나던 반딧불을 아이폰으로 엄청나게 찍어대던 기억이..(아이폰 액정이 깨지는 바람에 반만 어딘가에 저장이 되어있는데)
다만 한 가지 미시간의 모기는 엄청나다.
크기도 위력도, 옷을 뚫고 들어 올 정도로,
2013년 첫 가을이 다가오며 물들어가는 단풍들과 뒷 깊은 숲 속에서의 또 다른 이야기는 다시 언급하련다.
오늘은 이 동화 같은 집에서 , 디트로이트 연합장로교회 교인분들과의 식사 시간들, 큰 아이가 온 뒤로의 나눔 시간들, 그리고 막내의 노바이 하이스쿨 축구부의 파티 시간들, 그리고 가장 소중했던 친구와 어머님을 모시고 했던 식사 시간들, 시카고의 내 소중한 조카들과 외사촌 동생 가족과의 시간들, 일본 친구들과의 요리교실들, 그리고 멀리 서울서 오셨던 시어른들, (우연히 이사 온 곳이 둘째 시누이네가 살던 토론토근방과 접경지역이라 ) 시누네식구들과 나눴던 만찬 시간들,,
어쩌면 서울에서 보다도 더 많은 음식들을 만들어내던 그 아름다운 부엌의 시간들을 열거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나에겐
커다란 단지 내는 차로 돌아도 20여분은 족히 걸렸다
물론 호숫가를 끼고 있는 주택들은 더 멋졌지만,
가끔 운동화를 신고 길을 나선다.
호숫가를 끼고 동네를 한 바퀴 돌다 보면 이런 저런 사람들과 마주치곤 했었다.
모자에 스카프에 얼굴을 몽땅 가린 일본인, 중국인들, 자유분방한 반바지 차림의 달리는 미국인들,
퇴근 시간 전후론 유모차에 쌍둥이를 태우고 한쪽 손에는 두 마리의 커다란 개 끈을 쥔 채 그다지 즐겁지 않은 표정으로 돌고 있는 미국 아저씨 까지...,
가끔 미국 친구들은 물어본다,
너네 아시아 인들은 왜 저 좋은 햇볕에 온 얼굴과 몸을 가리고 걷고 있냐고,,,
나 역시 그 우스꽝스러운 아시아 인들에 웃음이 나곤 했던
아일랜드 레이크의 한 모습이었다
많은 이들과 즐겁고 행복하게 음식을 나누던 장소
커다란 거울이 온 집을 장식하던 집
아이들의 아지트 였던 지하의 바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