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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y Nov 20. 2015

에밀리의 쉐프 시절

프라이빗 디너 하나

왠지 오늘은 쉐프 시절이  그리워지는 아침입니다.

이른 아침 인사동 낙원상가의 지하를 들어가면 얼마나 활기가 넘쳐나던지.

이른 아침부터 야채와 해산물 먹거리를 준비하시는 모든 분들..

젊은이부터 어르신까지.. 가득하던  그 곳도 그립네요

제가 알던 낙원상가는 유명한 악기 상회가 가득하던 1980년대부터의 기억이거늘..

몰랐습니다

낙원상가 지하에 그렇게 오래된 재래 시장이 존재한다는 사실을요 

제가 인사동에서 쉐프를 시작하던 순간에 만나진 정이 가득한 재래시장입니다.

지금도 총총걸음으로 인사를 건네고 싶은 여러분들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이 번 겨울엔 인사를 가야겠습니다

야채가게 부부이신 두 분,

정육점의 저보다 아래인 그리고 위이신 두 젠틀맨님들,

쌀가게의 아저씨와 깎은 밤을 건네주시던 아주머니.

미제 물품을 파시는 어머님.

반찬과 건어물 가게 아주머니.

다리를 다치셨던 건어물 아주머님.

맛난 김밥과 국수를 말으시던 아주머님.

과일가게 차분한 아주머님과 아저씨.

그릇가게의 예쁜 언니와 키 큰 아저씨 

그 앞의 만물상 어르신 등등...

떠오르는 얼굴들이 가득하네요..

비록 한 번도 물건을 산 적 없는 가게 까지도요

아 참 생선가게 포근한 아주머님과 그 앞 살 쌀 맞은 치아 와와 그 주인 미녀 언니도...


아 이런.. 제목은 프라이빗 디너라고 써 놓고 엉뚱한 이야기를 내뱉고 있는 아침입니다.

말 그대로 프라이빗 디너였습니다.

오시는 손님들의 연령대. 모임의 성격, 좋아하시는 음식 등등을 제 주관대로 메뉴를 짜고, 장을 보고, 다듬고 만들고 ,,,,,

어쩌면 그 누군가가 몇 년을 걸려 체험할 모든 것들을 단  한 번에 해치운 기억?

그러나 정말 제 모든 열정과 힘을 , 시간을 쏟아부었던 시간들이었기에 지그도 그 시간들이 떠오를 때면 입가에 저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집니다.

일이 층의 젊은 스텝들과 같이 한 점심 , 간식, 이 야이들..

지금은 지방으로 시집 간 예쁜 미녀 아가씨와

여전히 그 곳을 지키고 있는 멋진.. 그리고 섬세한 입맛의 소유자들인 80년생의 두 매력적인 젊은 청년들..

그리고 절대 미각의 수준과 제 영원한 스승님으로 남으신 대표님...

그리고 가끔 동갑내기가 반갑던 또 다른 한 분...

그립네요,,,


가을 겨울의 프라이빗 디너의 숲은 단호박, 무로 만들어냈던 기억.

샐러드로는 연어.. 리코타 치즈, 제철 과일을 응용한 여러 가지들,

주 메뉴는 해산물과 고기로,,,

가니쉬는 가을이면 버섯과 와인으로,

데미 그라 소스와 시 겨자 머스터드 등 다양한 응용을 했던 시간들이었답니다.

지금부터는 석회와 방어 철이지요?

틈틈이 와서 차가운 물로 석회를 닦아주던 후배 , 청소도 말끔히 해주던 후배와 이번 가을 어쩌다 12일간의 여행을 해버렸습니다.

말을 안 해도 통하는 그 무엇인가가 우리 둘이를 앞으로의  동지쯤으로 묶어준 또 다른 경험이었습니다

작년 12 워레는 크리스마스 케이크만 15가지 이상 종류로 만들었던 시간이 기억납니다.

올해는 어떤 일이 또 벌러 질까요?

어느 날 새벽부터 문어와 씨름하던 일도 떠오르네요.

그렇게 일반 분들, 또 여러 곳에서 종사하시는 많은 분들과 스쳐갔던 프라이빗 디너...

올 해는 작게나마 지금 이 곳에서 또 해보렵니다.

일본식 여름 문어 샐러드

비트로 양념한 김치

아주 많이 긴장했던 모 기업인들의 디너 두부 전채

패주 샐러드

여름의 가스파쵸

또 다른 샐러드

부루 게 스타

가을 홍합

청귤청의 샐러드

채끝 등심

청귤청 스파클링과 디저트


여러분들은 어떤 프라이빗 디너나 런치를 원하시는지요?

#에밀리의 프라이빗 집밥 

(카톡  아이디 moniwa9)

#네이버 블로그 에밀리의 작은 마당

갑자기 궁금해지는 금요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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