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스를 넘으며
어려서 우연히 접해진 음악과의 연결 고리..
망원동 우리 집에 세 들어 사셨던 새댁아줌마로부터 처음 배운 피아노가 7살 때부터였다면,
여름 성경학교의 찬양대회에서 일등을 먹은 일로 이어진 성가대깍둑이 시절의 초등학생,
그리고 사촌 이모를 쫓아 가 처음 본 사운드 오브 뮤직의 기억,
내가 가본 스위스는 제네바가 처음이었었고 또다시 스위스를 갈 기회가 주어질 거라고 꿈에도 생각 못한 시간 속에서 독일에서 알프스의 한 쪽을 넘어 인스부룩으로 가던 버스 안에서.
내리는 눈 속에서 멋진 10월의 크리스마스 기분을 맛보면서, 사운드 오브 뮤직의 노래들이 입안에서 맴돌기 시작했다.
나에겐 여러 감정으로 다가온 늦은 오후의 스위스 산맥 어느 길...
마치 내 손에 있던 빨간 사과 하나를 유리창 너머 흰 눈과 어울려가며,
머리 속으로, 입안 가득 올라오는 노래들을 옹알거리면서..
그렇게 다 늦어 컴컴해지는 산등성이를 멋들어지게 즐기던 시간..
앞뒤는 생각 없이 , 깊은 생각을 머리에 안고 갑작스레 떠난 내 여정에 후회가 없다는 사실을 꺠달으면서,,,말이다.
백설공주 속 빠알간 사과 처럼, 차창밖에 비추는 하얀 설원덕에 더 빨갛게 느껴지는 내 손 위의 사과 하나에 행복할 수 있다는 사실 까지 사랑스러웠던 10월 어느 날 저녁 이었습니다.
사운드 오브 뮤직 속의 마리아가 넓은 산등성이로 달려오며 부르던 노래 역시...
당장이라도 그녀가 어니선가 튀어나올 것만 같던 어느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