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추억은
행복한 기억이며
인생의 아름다움과
지혜다.
미국 서부 모하비 사막 (사진 : 고아함)
모래흙과 자갈 위로 가시 돋친 선인장과 들풀이 무성하다. 광활한 모하비 사막을 차는 영화처럼 달렸다.
얼마를 지나 도착한 곳은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 사막 주변에 위치한 '캘리코 은광촌'.
한 때는 '은' 발굴로 부를 누리며 살았고, 이후는 은값 하락으로 사람들이 떠나 버려졌던 마을.
그 마을이 '윌드 넛츠'라는 사람에 의해 다시 복원되어 관광 명소로 재탄생됐다.
서부영화에서 본 목조 건물들이 과거의 시간을 덧입고 마을을 이루고 있다.
서부영화 촬영지기도 하다.
은광산과 모노레일, 사람들이 살았던 주택, 상점, 주점, 생활시설 등이 실물로 존재한다.
인생을 원숙하게 살아낸 듯한 백발의 할머니가 손수 뜨개질을 해 판매하는 생활용품점도 있고, 침탈을 방어하기 위해 빗장에 걸어둔 장총도 있다.
지금은 사라진 옛 서부 시대의 추억으로......
여유롭게 입에 문 굵은 담배 개피, 허리에 장착한 권총, 상대를 보는 예리한 눈빛.
흙먼지를 날리며 소떼를 강탈해 달아나는 도적 떼를 말을 타고 추격해 총을 쏘고, 결투 끝에 소떼를 되찾아오는 용맹한 사나이.
마침내 석양이 물든 하늘을 배경으로 유유자적 마을로 돌아와 실의와 낭패에 빠진 사람들에게 기쁨을 안겨주고, 사람들은 다시 평화롭게 사랑하며 살아간다.
세월이 지나도 기억 속에 여운으로 남아있는 장면이다.
그 장면의 일부를 재현하듯 여행자의 진입을 줄로 통제하고 두 남자가 서부시대 복장으로 옥신각신 언쟁을 벌이고 있다.
큰 체격의 남자, 그보다 작은 남자가 한참 언성을 높여 실랑이를 하더니 이내 총을 탕 탕!
인생의 희로애락(喜怒哀樂)이 스친다.
생존과 풍요를 누리기 위해 부를 향한 인간의 욕망이 꿈틀거렸다. 그 욕망을 채우기 위한 고투가 이어지고 그것이 미국의 개척정신과 자본주의를 꽃피게 했다.
인간사의 희로애락은 영화로 표현되어 관객은 객체로서 그 감정을 간접 체험한다.
추억도 유사하다.
살면서 경험한 기쁨과 슬픔, 고마움과 서운함, 즐거움과 괴로움, 안타까움, 외로움, 노여움 등이 간접체험처럼 추억된다. 담담함과 여유 있는 느낌으로......
좋았던 일은 행복한 기억이 되고 그렇지 않았던 일은 시간 지나 인생을 풍요롭게 한 아름다움과 지혜로 남는다.
삶의 모든 일이 세월을 통과해 여유를 지닌다.
*사진 출처 : 커버/상 - 고아함, 중/하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