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과 꿈이 담긴 종합과자 선물세트

by 고아함


진정으로

행복하려면

모든 사람이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



과자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情)과 부자가 되는 꿈을 지니고 기쁨을 안겨주었던 종합과자 선물세트가 있다.

'백만장자', ' 억만장자'라는 상표의 종합과자 선물세트다. 돈의 액수 비교처럼 '백만장자'는 상자 크기가 작은 편이고 '억만장자'는 컸다.

어느 땐가 사라져 버렸지만,.....


어린 시절, 손님이 종종 집에 왔다. 부모님과 가까운 지인, 친척분들 이셨다.

올 때마다 빈손으로 오지 않고 알록달록 고운 포장지에 싸인 커다란 종이 상자를 들고 오셨다.


오가는 반가운 인사, 어머니의 정성 어린 음식 대접, 그리고 길고 긴 정담 끝에 돌아가시고 나면 놓고 가신 그 상자를 설레는 마음으로 열었다.


그때의 풍성했던 각양각색의 과자! 별사탕, 알사탕, 비스킷, 초콜릿 등.

흥부가 박을 타고 쏟아진 보물을 맞는 기쁨이 이러했을까?


백만장자, 억만장자가 무슨 뜻인지도 몰랐던 어린아이는 그저 맛난 과자가 좋았고 행복했다. 돈이 많은 부자를 뜻한다 것은 나중에 어른들의 얘기를 통해 알았다.

지금의 부자로 논하면 백만장자는 부자 근처에도 못 가고, 억만장자도 몇 억이냐에 따라 부자의 여부가 결정된다.


어린 꼬마는 그런 돈의 액수와는 상관없는 마음 부자였다.


맛난 종합과자 선물세트에 마음이 끌려 대문 옆 커다란 은행나무 가지에서 까치가 짖으면 대문에 나가 손님이 오는가를 살피고, 그런 손님이 자주 기를 간절히 바랬던 천진한 마음부자!

돌아보니 아름답고 순수한 추억이다.


세월은 흘렀다. 세상은 발전해 다양한 과자가 가게마다 즐비하고, 세계의 과자까지 국내에서 먹을 수 있다.

그러니 백만장자 억만장자는 더 이상 과자에 꿈으로 담기지 않는다. 대신 주식, 가상화폐, 부동산 같은 투자로 자산이 축적되는 부자 꿈을 꾼다.


예전처럼 과자를 사들고 정을 나누기 위해 집으로 찾아오는 손님도 없으며, 밖에서 만나 정을 나누기도 쉽지 않은 시대를 살고 있다.


가을 기운에 무상한 공허가 스친다.


사람 간에 나누는 정은 얕아졌고 억만장자를 향한 꿈과 욕망은 커졌다.


공허가 스친 그 자리에 종합과자 선물세트 추억은 예전의 순수로 마음이 부자가 되는 따뜻함을 안긴다.


서늘한 바람이 살랑이고 바람 따라 나뭇잎이 흔들린다.

몰아친 비를 맞고 이미 떨어진 바랜 잎들은 바람결 따라 또르르 포도 위를 굴러간다.


사람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든, 그 일로 어떤 생각과 감정을 지니든, 시간과 자연은 순리대로 변함없는 영원을 흐르고 있다.


진정한 행복은 모든 사람이 행복할 때 존재하는 거라는 걸, 요동치는 세상사를 살며 사유한다.



*사진 출처 : 커버/중, 하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