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삼일을 넘어서
기억하고 싶은 순간은 꼭 사진으로 남기기. 매일매일 기록 남기기가 중요하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쌓아가는 연습을 하자. 35년의 지우고 쓰고의 반복을 이제는 남겨보자. 오늘의 기록은 무엇인가. 오늘은 스벅에 왔다. 삼성 taptapO카드를 쓰면 매달 스벅이 50%이다. 1만 원 한도 내에서 할인을 받을 수 있니 한 달에 네 잔 정도는 반값에 먹을 수 있다. 아메리카노를 시키고 자리를 잡았다.
전에 쓰던 아이패드 케이스가 망가져서 새로운 케이스를 로켓배송으로 주문했다. 신지모루라는 브랜드인데 꽤 마음에 든다. 케이스가 없어서 들고 다니기 불안했던 아이패드, 오늘은 안전하게 모시고 왔다. 집에서 가장 가까운 스벅의 단점이 콘센트가 없다는 것이다. 배터리를 풀충전해오지 않으니 이제 십 프로 간당간당이다.
요즘 요즘사라는 유튜브 영상을 보는 게 낙이다. 요즘사 인터뷰를 보면서 프리워커라는 신선한 개념을 알게 되었다. 퇴사를 하고 브랜드 운영이나 혼자 일하는 것에 관심이 많은 나에게 정말 많은 정보를 주는 유튜브 채널이다. 오늘은 혜민님과 구백님이 어떻게 프리워커로 독립하게 되었는지 그 과정을 말하는 콘텐츠를 보게 되었다.
피와 살이 된 소중한 경험을 듣는 게 너무 재밌고 들을수록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저 정도의 책임감과 경험 그리고 끈기와 용기가 있어야 자기 브랜드를 하고 유지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부부라는 관계에서도 함께 일하며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게 부럽기도 했다.
혼자 일하고 싶다.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은 어렴풋이 하면서도 어떠한 구체적인 방법이나 계획을 생각해보지 않았었는데. 프리워커로서의 길을 가고 있는 여러 사람들의 인터뷰를 들으며 나는 아직은 멀었구나 준비가 안 됐구나라는 생각이 강해진다. 마음만으로 되는 게 아닌 거구나. 열정만으로만 되는 게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커지고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에 대한 생각이 커진다.
막막한 기분이 들고 길을 잃은 기분이 든다.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만 같은 이 기분이 나를 주눅 들게 만든다. 다양한 회사의 일들을 어느 정도 겪어보니 20대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보다 지금이 더 막막하고 까마득한 기분이 든다. 어설프게 겪어보니 더 두려움이 커진 것 같다. 이제는 어떤 것에도 열정이 쉽사리 생기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30대의 나는 어떤 결정을 해야 할까. 나는 배우는 것도 좋아하고 다양한 분야에 호기심이 많은데 그저 아무 생각이 들지 않는다. 자존감이 많이 떨어졌다.
오늘은 앨범 커버 사진이 필요한 남자친구를 위해서 콘셉트에 맞는 사진을 찍기 위해서 야외 촬영을 했다. 합정 골목을 누비며 콘셉트 사진을 찍었다. 힘들어도 너무 재밌고 괜찮은 배경을 찾고 구도를 정하고 순간 상황에 맞게 핸드폰 조명을 켜기도 하고 재밌게 사진을 찍는다. 힘들어도 너무 재밌고 결과물도 마음에 들고 남자친구도 마음에 들어 해서 정말 뿌듯한 작업이었다.
나는 카메라에도 관심이 있다. 야심 차게 장만했던 소니 zv-e1. 잠들어 있던 내 카메라가 오랜만에 바깥바람을 쐬었다. 야간 촬영에 대한 영상을 보고 공부를 해두었던 덕에 어두운 곳에서 조리개 모드로 사진 찍으니 어두운 곳에서 흔들림 없는 사진을 꽤 얻을 수 있었다. 이렇게 내가 좋아하는 것과 흥미 있어하는 일에 대해서 다시 한번 알게 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