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로 가득 찬 머리를 비우고

게으르게 태어난 기질

by 은늘



오늘은 이런저런 생각을 했습니다. 요즘에 제가 처한 상황을 한탄하고만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후회로 가득한 머릿속을 비우고 앞으로 해야 할 일들 그리고 내 가치를 찾아가는 일에 집중을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무엇인가 '짠' 하고 돌파구가 있을 것만 같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겠죠.


무능력에 휩싸여 무작정 시간을 보내면서 불안한 날들이 보내고 있어요. 그러다가 제 인생의 결정들이 언제부턴가 잘못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화가'라는 직업을 알게 된 순간부터 장래희망 란에 항상 '화가'라고 적을 정도로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어요. 그리고 마음 한편엔 항상 그림 그리는 사람이 되는 걸 꿈꿔왔어요. 부모님은 제가 화가가 되는 걸 바라지 않으셨기 때문에 미술을 전문적으로 배울 순 없었고 집안 형편상 예술 쪽으로 지원을 해주실 수 없는 상황이었죠.


그래서 성인이 된 후에는 스스로 그림 그리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도전했어요. 큰돈을 바라지도 않았고 내가 그림으로 먹고 살 정도면 충분하다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어요. 그래서 그림과 관련 없는 일을 할 때에도


'나는 그림 그리는 종이와 물감을 사기 위해서 직장을 다니는 거야.'


라고 생각하면서 행복하게 직장생활과 병행했어요.


돌아보면 좋아하는 일에 목표를 갖고 전진하던 그때 모든 일에 저의 진심이 묻어나게 되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기회도 조금씩 주어졌고 부족한 제 그림을 알릴 수 있는 일들도 있었어요. 저도 여기저기에 제 그림을 알리고 보여주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어요. 머릿속엔 온통 그림 생각뿐이고 하루 종일 그림 그리는 날들도 많았으니까요. 이게 직업이 되지 않더라도 취미로 10년을 하면 전문가가 된다는 말도 있으니 그 말을 믿고 전진했죠.




그런데 그렇게 한 3년 정도 되었을까요.


내가 좋아하는 그림 그리는 일은 취미로 하고 돈을 벌어야겠다


라는 쪽으로 방향키를 돌리게 됐어요. 어떠한 계기가 있었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아마 금전적인 문제 때문에 그런 결정을 하게 되었던 것으로 기억해요. 저는 귀가 얇은 편이기도 하고 부모님의 말씀에 굉장히 영향을 많이 받는 사람인지라 부모님의 영향도 꽤 컸던 것 같아요.


삶에 우여곡절이 많으셨던 부모님은 제가 안정적인 직장을 다니길 원하셨고 항상 그런 부분 때문에 부모님과의 마찰이 있었죠. 항상 불안정해 보이기만 하는 저의 선택에 대해서 지지를 받지 못했어요.


하지만


과거의 제가 그림에 고집을 부렸다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었을까요?

모든 상황들을 굳게 무시하고 내가 하고 싶은 일에만 집중해서 나아갔다면 더 좋았을까요?


그때의 저는 제가 하고 싶은 일보다는 현실적인 문제에 더 큰 비중을 주게 되었으니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저는 같은 선택을 하게 되겠죠. 그 후로 그림은 제 취미가 되었지만 언젠가 내가 이 일을 직업으로 삼을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 낙서로라도 그림을 놓진 않았어요.






그래서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게 돼요.


그림을 다시 시작할까 하다가도


조그만 좌절에도 쉽게 그만두어버린 경험이 떠올라 그림에 큰 열정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를 포기를 한 사람이라고 정의 내린 채 이제는 두려움마저 생겨버렸달까요.


그래도 조금씩 다시 시작해보려 해요. 좋아하는 걸 할 때의 즐거움, 열정을 알기에

저의 그 열정을 조금이나마 되찾아보고 싶어요.


그리고 그림이 아닌 다른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함께 열어 두려 해요.

이제는 걱정과 근심 후회가 아닌 가능성과 열정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머릿속을 채워보려 합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며칠 참다가 빵을 사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