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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세나 Feb 04. 2022

괜찮지 않아도 괜찮아 #2

It's not your fault.

제가 태어나고 자란곳은 시골 중에서도 완전 순도 100% 시골(?)이었어요.

흔해빠진 학원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 버스를 타고 1시간을 나가야 했던 곳. 정년퇴임 앞둔 선생님은 밭일 하다 수업시간을 놓치기도, 야간자율학습 시간 마친 후에 친구들은 오토바이나 트랙터(덜덜덜)를 타고 다녀야만 했던, 그런 깡촌이었죠. 대충.. 사이즈 나오죠?ㅋㅋ

한 반에 몇 백명이나 된다는 이야기는 저에게는 딴나라 이야기였구요, 그냥 폐교만 안 되면 다행이다 싶던 정도였어요.

한 학년당 인원도 적었고 공부에 관심있는 친구도 남자 1명, 여자 1명(믿기지 않겠지만 그게 바로 저...) 그게 전부였답니다.ㅋㅋ




남자 아이들은 그나마 친했지만, 여자 아이들은 4명밖에 안 되는데도 참~ 이런저런 일들이 많았어요. 그 중에서 1명은 자기주장이 정말 강한 사람이었고, 그 강한 성격이 어느정도였냐면... 뒷담화는 물론이거니와 앞담화도 서슴치않고 하는 쎈캐였죠. 

기분에 따라 사람을 대하는 말투와 태도가 달랐고 그럴때마다 타겟은 '딱 한명'에게 꽂히기 일쑤였어요. 기분이 좋으면 친하게 대하다가 기분이 좋지 않으면 쌍욕시전에 '쟤랑 밥 먹으니까 밥맛 떨어져' 라는 둥. 

본인의 감정이 해소될때까지 수업시간이고 쉬는시간이고 몇 날 며칠을 눈치보고 피말리게 만드는 타입이었어요. 제가 그 한명이어서 더더욱 그렇게 느껴졌는지는 모르겠지만요….




이런 괴로운 일을 겪어야만 한다는 사실이 절망적이었기에 당시에 정말 진지하게 전학도 고려했었어요. 

하지만 지금 여기서 도망친다해도, 같은 상황이 일어나지 않으리란 법은 없으니까... 쉽게 결정을 내리질 못하겠더라구요.

고등학교 1학년부터 3학년까지, 불로장생할 정도로ㅋㅋㅋ 욕을 먹으니 공부는 공부대로 힘들고 학교생활은 학교생활대로 버겁고. (그래서 제가 악플에도 무덤덤한건지ㅋ)

친구들에게 이야기하고 담임 선생님께 이야기하고, 친오빠에게 이야기를 해도 아무도 들어주지 않고 오히려 '왜 그러냐. 니가 이상한거다' 라는 대답만 돌아오고. 너무 외롭고, 슬프고, 아픈 느낌 (남매니까 이해해...)




저 한명만 참으면 되니 좋게 좋게 넘어가야한다는 이야기들이 자꾸만 귓가에 맴돌았어요. 그리고 이런 괴로움에 벗어나기 위해 어떻게든 버텨내야만 했고요. 기댈 곳도 없고 기댈 수도 없었기에 저는 완전히 혼자가 되었고

자신감, 자존감이 바닥을 치니 스스로에 대한 자책만 덩그러니 남더라고요. 제가 할 수 있는 일, 살아남기 위해, 제정신으로(?) 생활하기 위해 할 수 있었던 유일한 일은 자책하는 것. 

'나는 도대체 왜 이 모양인걸까' 스스로를 다그치는 것 뿐이었죠.

이 때의 경험 때문일까요. 저는 아직도 여전히.... 인간관계가 어렵고 어렵고 어렵고ㅠㅠ 제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도, 누군가의 의견을 듣는것도 참 어렵기만해요.

누군가를 만나고 대화를 나누는 것 자체가 상당히 긴장되는 일이고, 치와와처럼ㅋㅋ 경계심도 강한 편이고 가까이 하는게... 어렵고 부담스럽죠.(남친 왈)

사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게 이제는 크게... 힘들지 않고 그냥 그저 그러려니~ 할 정도로 너무나 좋은 사람들을 만났고 좋은 분들과 함께하고 있지만

꽤 어렸던 날에는 이 부분을 알지 못했기 때문에 점점 더 외적인 것들, 보여지는 것들에 집착하면서 다이어트에 강박을 보이기 시작하는데요.

낮은 자존감 덕분에 산전수전 공중전(?) 다 겪은 본격 다이어트썰은... 다음 글에서 말씀드리도록 할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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