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나의 세상은 그들의 손에서 시작되었다.
할머니의 거친 손바닥은
오래된 나무껍질처럼 따뜻했고,
그 안에는 세월의 이야기가 가득 담겨 있었다.
나는 그 손을 잡고,
아무도 알지 못했던 작은 세계를 걸었다.
할머니의 부엌은 늘 분주했다.
끓는 냄비에서 피어오르던 김은
겨울 창문에 작은 별무늬를 새겼고,
향기는 내 마음을 늘 평온하게 했다.
“많이 먹어야 튼튼해진다.”
한마디 속에는 무수한 사랑이 스며 있었고,
밥 한 숟갈마다 그녀의 마음이 담겨 있었다.
할머니의 음식은 마음에 새겨진 하나의 온기였다.
뜨거운 여름날,
우리는 함께 마당에 앉아 수박을 나누어 먹었다.
씨를 뱉으며 웃고 떠들던 시간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 평화로웠다.
찬란한 햇살 아래에서
웃음은 나에게 가장 아름다운 멜로디였다.
그 순간들은 어린 마음에 깊이 새겨져
평생 지워지지 않을 추억으로 남았다.
그러나 세월은 흐르고,
그녀는 점점 느려지고 작아졌다.
손은 더 거칠어졌고,
걸음은 느려졌지만,
마음은 여전히 크고 따뜻했다.
품 안에서 나는 늘 안전했고,
사랑은 변함없이 나를 감쌌다.
지금 나는 그 시간을 떠올리며,
그녀의 삶이 내 안에 흐르고 있음을 느낀다.
할머니의 부엌에서 배운 정성은
내 삶의 뿌리가 되었다.
함께한 순간들은 추억이 아니라, 나를 이루는 일부였다.
이제 어른이 되었지만,
그녀의 사랑은 여전히 내 안에 머물러 있다.
따뜻했던 손길과,
조용히 들려주던 이야기와,
햇살 아래에서의 웃음소리.
모든 것이 나를 이루고,
내가 살아갈 힘이 되었다.
그녀와의 시간은
흐르지 않는 강처럼,
언제나 내 안에서 따뜻하게 빛나고 있다.
은파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