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견디는 문장들 #269
바람은 자유롭다.
어디로든 흐를 수 있고
어떤 형태로든 머물 수 있다.
하지만 바람이 거칠어질 때
그곳에는 쓰러진 나무와
부서진 창문이 남는다.
자유는 바람과 닮았다.
무엇이든 할 수 있지만
모든 선택에는
보이지 않는 무게가 따라온다.
자유롭고 싶다.
하지만 자유는 해방이 아니다.
길을 정하는 것도
길에서 마주하는 모든 것을
내가 감당하는 것이기에
내가 던진 말 한마디
내가 내딛는 발걸음 하나
끝에는 책임이 따라온다.
책임 없는 자유는
방황일 뿐이고
자유 없는 책임은
속박일 뿐이다.
그러므로 선택한다.
가벼운 자유가 아닌
책임이 깃든 자유를
자유가 나를 흔들지 않고
바람처럼 흩어지지 않도록
자유는 나의 것이지만
무게를 짊어질 때
비로소 진짜 내가 된다.
은파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