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견디는 문장들 #44
불꽃은 타오르다 꺼진다.
하지만 모든 불이 그렇진 않다.
때론 꺼진 듯 보이지만
속에서 은은하게 남아
다시 타오를 순간을 기다린다.
열정도 그러했다.
언제나 활활 타오르지는 않았지만,
사그라들지는 않았다.
플라톤은 말했었다.
"인간의 영혼은 불꽃과 같다."
그것은 타오르고, 흔들리고,
때론 한 줌의 잿더미가 될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다시 빛을 발한다.
그렇다면 나는 무엇으로
내 불꽃을 유지해 왔을까?
때론 한 줄의 문장이었다.
"살아 있으라, 네 삶을 낭비하지 마라."
어느 날 밤, 책 한 권에서 만난 문장이
나를 일으켜 세운 적이 있었다.
어느 날은 사람의 눈빛이었다.
아무 말 없이도 내 가능성을 믿어주는
따뜻한 시선이
다시 달리게 했다.
니체는 말했다.
"왜 살아야 하는지를 아는 사람은
어떤 상황도 견딜 수 있다."
나는 나의 '왜'를 붙잡았다.
때론 희미해졌고,
혼란스러웠지만
결국 다시 찾아 나섰다.
내가 걷고 있는 길이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을 때조차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열정은 바람에 흔들릴지언정,
결코 꺼지지 않았다.
그것은 거대한 불길이 아니어도 좋았다.
작고 조용한 불씨라도,
언제든 다시 타오를 수 있다면.
그렇게 오늘도
내 안의 불꽃을 지켜낸다.
은파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