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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피기 전에도 아름답다

마이스타 365 #8

by 은파랑




“꽃은 피기 전에도 아름답다.”

- 라빈드라나드 타고르


이 말은 결과가 아닌 과정 자체의 고귀함을 노래한다. 사람들은 피어난 꽃의 찬란함만을 기억하지만 타고르는 말한다.

꽃봉오리, 조용한 기다림의 순간조차 아름답다고


세상은 아직 드러나지 않은 것, 아직 완성되지 않은 것의 고요한 찬란함을 너무 쉽게 잊곤 하니까


라빈드라나드 타고르는 인도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자이며 시인이자 철학자, 예술가였다.

그는 조국의 독립을 꿈꾸며 시대의 아픔을 시로 써 내려갔고 인간 내면의 고통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껴안았다.

그에게 있어 삶은 ‘완성’이 아닌 ‘깨어나는 것’이었다.

꽃이 봉오리에서부터 자신의 존재를 노래하듯 인간 또한 아직 드러나지 않은 가능성 안에서 이미 빛나고 있는 존재임을 알고 있었다.


그리하여 그는 말한다.

“피지 않은 꽃도 안에 온 우주의 설렘을 담고 있다.”


타고르는 조기 교육을 거부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삶을 배워나갔다. 어릴 적부터 그는 시를 쓰고 음악을 만들고 그림을 그렸다.


남들이 요구하는 ‘완성된 모범’이 되기보다 자기만의 성장과 흐름을 사랑한 존재였다. 그가 설립한 학교 ‘산티니케탄’은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마음껏 배울 수 있도록 지어진 공간이었다.


타고르는 말없이 움트는 생명, 조용한 성장의 시간을 누구보다 귀하게 여겼다.


누군가는 말한다.

“왜 아직 피지 않았느냐”라고.

“언제 꽃을 피울 거냐”라고.

그러나 타고르는 속삭인다.

“피지 않아도, 그대는 이미 아름답다.”


삶의 어느 계절을 살든

꿈이 아직 모양을 갖추지 않았든

마음속의 불빛이 희미하게 흔들리든

모든 ‘아직’의 시간은 쓸모 있고 고요하게 찬란하다.


꽃봉오리도 꽃이다.

움츠린 날개도 날개의 일부다.

우리의 모든 ‘되기 이전’의 모습도 충분히 사랑받아야 할 존재다.


지금의 당신에게 타고르의 말이 가만히 다가와 손을 잡는다.

“조급해하지 마십시오.

당신은 이미 아름답습니다.”


은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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