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스타 365 #24
- 틱낫한
어느 날 문득, 문 앞에 선 듯한 기분에 사로잡힌다.
무언가가 오기를 기다리고 누군가가 문을 열어주기를 바란다.
그러나 문은 바깥에서 열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안에서 열려야만 하는 문이다.
“삶은 기다림이 아니라, 깨어남이다.”
짧은 문장은 고요한 파문처럼 마음에 번진다.
기다림은 미래를 향한 손짓이지만
깨어남은 지금 이 순간의 호흡을 껴안는 일이다.
베트남 출신의 명상가이자 평화운동가
틱낫한(Thich Nhat Hanh) 스님의 삶에서 피어난 진언이다.
전쟁과 망명, 침묵과 연민을 지나
그는 세계 곳곳에 평화와 자비의 씨앗을 심었다.
죽음이 아닌 삶에 집중하라 했고
어제도 내일도 아닌 오늘의 발걸음에 귀 기울이라고 했다.
그에게 ‘삶’은 기다려야 할 결과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의 깨어있는 숨결
차 한 잔의 온기, 걷는 발바닥의 감촉
그리고 사랑하는 이의 눈빛 안에서 피어나는 기적이었다.
그가 말한 깨어남은 번쩍이는 각성이 아니다.
새벽안개처럼 조용히 다가와
무심했던 눈동자를 다시 열고
세상의 작고 연약한 아름다움에 귀 기울이게 만든다.
당신은 무엇을 기다리고 있나?
어쩌면 우리는 이미 모든 것을 가진 채
다만 깨어나지 못했을 뿐인지도 모른다.
기적은 먼 데 있지 않다.
햇살 한 줌, 바람 한 줄
그리고 지금 이 문장을 읽고 있는 당신의 존재
오늘, 기다림 대신 깨어남을 선택해 보라.
눈부신 오늘이 그때서야 비로소 시작될지도 모르니까
은파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