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과 희망

마이스타 365 #62

by 은파랑




욕망과 희망


독일 작가 괴테는 말했다.

“사람의 욕망은 한이 없다. 끝없는 욕망은 희망이 없느니만 못하다. 욕망에 한계를 둔다는 것은 목표가 분명하다는 뜻이다.”


한밤중

창밖으로 흐르는 별빛을 바라보며 문득 생각했다.

나는 지금 어디를 향해 달리고 있는 걸까


더 잘되고 싶고

더 인정받고 싶고

더 사랑받고 싶은 마음


욕망들은 멈출 줄 모르고

내 안에서 자라고 있었다.


처음엔 분명 희망이었다.

작고 빛나는

나를 앞으로 나가게 하는 불씨였다.


하지만 어느 순간

희망은 점점 크기를 키우며

‘더’라는 이름의 괴물이 됐다.


더 많이

더 높이

더 빨리


그러자 마음은 점점 헐거워졌다.

가지지 못한 것에 초조하고

이루지 못한 것에 조급해졌다.


기대는 점점 불안으로

희망은 점점 허무로 변해갔다.


괴테의 말이 가슴을 울린 건 그때였다.

끝없는 욕망은 희망이 없느니만 못하다.


말은 날카롭지만 따뜻했다.

나의 혼란을 꿰뚫었고

마음속 어딘가 조용히 등을 토닥였다.


그제야 알았다.

희망은 욕망의 크기에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욕망의 방향에서 자란다는 것을


무엇을 바라는가 보다

왜 바라는가가 중요하다는 것을


지금 묻는다.

당신의 욕망은 어디를 향하고 있나?

그 끝에 진정 당신이 서 있나?


혹시나 잃어버린 줄 알았던 희망은

사실

욕망을 조금 접은 자리에 피어나고 있는 건 아닐까?


욕망을 줄인다는 건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더 잘 바라보기 위한 선택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때 비로소

우리는 알아차린다.

끝없는 욕망보다

분명한 목표를 가진 조용한 마음이

더 멀리, 더 깊이

우리를 이끈다는 것을


은파랑




“당신이 그리운 날은 모든 게 시가 된다.” — 이병률


이병률 시인의 이 문장은 그리움이라는 감정이 지닌 시적 본질을 담아낸다.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하는 날, 평범한 풍경도 시로 읽히고, 익숙한 소리조차 가슴을 울리는 운율이 된다. ‘당신’은 단순한 대상이 아니라 삶을 시로 바꾸는 감정의 불씨이며, 그리움은 모든 사물에 의미를 부여하는 렌즈가 된다.

결국, 그리움은 가장 사적인 시이며, 가장 조용한 언어로 쓰인 사랑의 변주곡이다.


당신이 그리운 날엔

세상이 달라 보인다.

평소엔 무심히 지나쳤던

가로수의 잎 하나,

바람이 스치는 소리,

붉게 물든 석양까지—

모든 게 시가 된다.


커피잔에 맺힌 김마저

당신의 숨결처럼 느껴지고,

정류장에 선 버스 한 대가

당신 쪽으로 달려가는 것만 같다.


그리움은 감각을 되살린다.

냄새, 소리, 빛, 그림자—

모든 것이 당신의 이름을

속삭이고 있다.


나는 시인이 아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당신이 그리운 날엔

나도 모르게

마음속에 문장이 자란다.


‘잘 지내고 있나요.’

‘오늘은 당신 생각을 많이 했어요.’

‘보고 싶어서, 그냥, 문득.’


그 말들을 꾹꾹 눌러

혼자만의 시로 간직한다.

그 시는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못한

가장 솔직한 고백이다.


당신을 그리워하는 이 마음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든다.

그리움은 아프지만,

그리움이 있기에

나는 오늘도

삶을 시처럼 살아낸다.


이병률의 문장은 마음속 풍경을 조용히 밝혀줍니다.

그리움은 상처만이 아니다.

그리움은 감정을 되살리고,

일상을 문장으로 물들인다.


사랑은 시를 쓰게 한다.

비록 그것이 말로는 표현되지 않더라도,

당신을 향한 그리움만으로

오늘 하루의 모든 순간이

눈부신 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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