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다 시우바, 굳은 살이 박힌 손

마이스타 365 #124

by 은파랑




룰라 다 시우바, 굳은 살이 박힌 손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아이가 있었다.

브라질 북동부의 햇살은 뜨겁고

땅은 메말랐으며

어머니는 자주 울었다.

물보다 소금이 더 귀하던 시절

아이는 배고픔보다 슬픔을 더 먼저 배웠다.


학교보다 먼저 간 건 공장이었고

책 보다 먼저 잡은 건 쇠망치였다.

하지만 아이는 불평하지 않았다.

대신, 매일같이 자신의 손을 들여다보았다.


굳은살이 박인 손

그 손으로 그는 생각했다.

“나는 누구인가. 그리고 나 같은 사람들은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가.”


그는 말을 배웠다.

그리고 말의 무게를 배웠다.

마침내 그는 거리에서, 공장에서, 광장에서 외쳤다.


“우리는 사람이다. 사람답게 살아야 한다.”


노동자의 입으로 정치를 말하자

세상은 비웃었다.


‘가난한 자가 무얼 바꾸겠는가’

‘문맹자가 나라를 이끌겠는가’


하지만 그는 두려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불신을 연료 삼아

더 멀리, 더 높이 걸어갔다.


그리고 마침내

그는 대통령이 되었다.

브라질 역사상 처음으로

한 노동자가 국가의 최고 자리에 올랐다.


그것은 개인의 승리가 아니라

수많은 침묵의 이름들이 드디어 소리를 가진 순간이었다.


룰라는 한 사람의 이름이 아니었다.

그 이름은

노동자의 삶을

어머니의 눈물을

어린 시절의 배고픔을 품고 있었다.


그래서 그의 목소리는 흔들렸지만 단단했고

그래서 그의 눈빛은 슬펐지만 따뜻했다.


그는 쓰러졌다.

감옥에 갔고, 침묵당했고, 조롱받았다.

하지만 꿈은 감옥에 갇히지 않았다.

사람들은 그를 잊지 않았고

그는 다시 돌아왔다.


왜냐하면 진짜 지도자는

권력을 가지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들의 고통을 기억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룰라

그는 완전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진짜였다.


흙 속에서 자란 나무는

흙의 냄새를 안다.


그는 지금도 말한다.

“세상은 바뀔 수 있다. 왜냐하면 나 자신이 증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잊지 않는다.

한 아이가 쇠망치를 놓고

세상을 향해 손을 내밀던 순간을


그 손에는 권력이 아니라

사람의 온기가 있었다.


은파랑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빌리 데이비스, 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