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설임의 틈, 그곳에 들어오는 공격

하루를 견디는 문장들 #46

by 은파랑




망설임의 틈, 그곳에 들어오는 공격


삶에는 마주하고 싶지 않은 것들이 있다.

피하고 싶고 모른 척하고 싶은 순간들이 있다.

마음이 흔들리고 손끝이 떨릴 때

우리는 속삭인다.


‘잠깐만 기다리자. 조금만 더 참자. 어떻게든 지나가겠지.’


하지만 모든 문제가

침묵과 인내로 흘러가 주는 것은 아니다.

어떤 문제는 피할 수 없고

어떤 상처는 외면한다고 아물지 않는다.

도망칠 수 없는 문제라면

결국 마주 서야 한다.


싸워야 할 때를 아는 것

그건 용기의 문제이자

자존의 문제다.


때론 나를 오해하고

내 진심을 왜곡하며

비열한 언어로 상처를 입히는 이들이 있다.

그들은 진실의 맥락을 찢고

거짓의 창을 들이민다.


그 창은 날카롭고 얄밉다.

말의 껍질은 정중하지만

속은 독으로 가득 차 있다.


그럴 때 우리는 망설인다.

내가 싸우는 것이 옳은가?

지금 맞서는 것이 정당한가?

혹여 내가 더 나쁜 사람이 되는 건 아닐까?


하지만 망설임의 틈이

가장 위험한 순간이다.

한 걸음 물러나는 순간

그들은 주저 없이 주먹을 날린다.


말의 주먹

시선의 주먹

뒤에서 뻗쳐오는 그림자의 주먹


망설임은 때론 침묵이라는 이름의 비겁이 되고

참음은 비굴한 허락이 된다.

그래서 싸워야 할 순간은

단호해야 한다.


내 안의 중심이 “지금이다”라고 외칠 때

고개를 들고 눈을 맞춰라.

겁내지 말고 말하라.


“그건 틀렸다”

“멈추라”

“더는 나를 그렇게 다루지 말라”


진짜 용기는

화를 참는 것이 아니라

지켜야 할 것을 지키는 것이다.

부당함 앞에서 웃지 않고

비열함 앞에서 침묵하지 않는 것

그것이 내 삶의 존엄을 지키는 싸움이다.


누군가는 싸움을 피하라 말할지 모른다.

하지만 싸움에도 품격이 있고

지켜야 할 선이 있다.


내가 나로서 살아가기 위해

포기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면

그것을 위해 싸우는 건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우리는 모두 가끔 약하다.

하지만 약하다고

짓밟혀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론 두려운 마음을 안고서라도

움켜쥔 마음 하나로라도

정면을 향해 외쳐야 한다.


“여기서 멈춰. 나는 나를 지킬 것이다.”


은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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