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스타 365 #88
누군가 이미 걸어간 흔적들, 발자국으로 가득한 낡은 길들. 하지만 우리는 나만의 길을 걷는다. 아무도 밟지 않은 풀숲을 헤치며 낯선 풍경 속에 나를 새긴다.
때론 외롭고 때론 넘어지지만 길 끝엔 오직 나만이 볼 수 있는 세상이 펼쳐진다. 누군가 묻는다. 왜 그토록 혼자 가느냐고
우리는 미소 지으며 답한다.
“내 길 위엔 내가 있다.”
1930년대 상하이를 중심으로 중국을 사로잡은 원조 한류스타가 있었으니 영화배우 김염(金焰, 1910 生)이다. 그는 영화사에서 허드렛일과 엑스트라, 단역을 전전하며 긴 어려움의 시간을 겪었다. 그러다 영화 「야초 한화」로 인기 대열에 올랐다. 그의 고모부는 파리강화회의에 한국 대표로 참석했던 독립운동가 김규식(金奎植, 1881 生)이었다.
김염은 자신이 독립운동가 가문의 일원임을 자랑스럽게 여겼다. 일본 제국주의는 그에게 홍보 영화에 출연하라는 압력을 가했지만, 그는 단호히 거부했다. 그로 인해 고초를 겪기도 했다.
그는 영화를 오락이 아닌 문화상품으로 처음 이해한 지혜로운 인물이었고 제국주의에 저항하는 아시아 청년들의 선봉장이었다.
남들이 걸어간 길을 따라가지 마라. 이미 닳아버린 돌길 위에 당신의 얘기는 새겨지지 않는다. 발길 닿는 대로 풀잎을 헤치고 미지의 숲으로 나가자.
발자국 없는 땅 위에 당신만의 흔적을 남기라. 새가 창공을 가르듯 바람이 자유로이 흐르듯 길은 당신만의 것이 될 것이다.
남의 길은 이미 지나간 과거이고 당신의 길은 아직 피어나지 않은 미래다. 길 위에서, 당신은 진정한 자신을 만날 것이다.
남들이 걸어간 길을 따라가지 마라. 아무도 밟지 않은 새로운 길을 먼저 걸어가라. 미국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Robert Frost, 1874 生)의 시(詩) 「가지 않은 길」을 떠올려 보라.
노란 숲속에서 나는 두 갈래 길을 마주했다.
몸이 하나이니 두 길을 모두 걸어볼 수는 없었다.
결국 나는 하나의 길을 선택했다.
그 길은 풀이 우거지고 사람의 발자국이 적었다.
오랜 세월이 흐른 후 나는 이렇게 말하리라.
두 갈래의 길이 있었고 나는 덜 걸린 길을 택했노라고
그리고 그것이 나의 운명을 바꾸어 놓았다고
남들이 닦아놓은 길을 걷는 것은 쉽다.
하지만 진정한 삶은 스스로 길을 내디딜 때 시작된다.
은파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