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견디는 문장들 #188
인생은 단단하지 않다.
우리는 모두, 생각보다 쉽게 무너진다.
말 한마디에, 시선 하나에, 돌아서버린 뒷모습 하나에
마음은 쉽게 휘어지고, 조용히 금이 간다. 아무도 모르는 사이 웃는 얼굴 뒤에 작은 파편들이 흩어진다. 누구나 그렇게 마음에 상처 하나쯤은 품고 산다. 혹은 수없이 많은 상처를 어딘가에 숨겨둔 채 아무 일 없는 듯 살아간다.
하지만 감정이란 감추거나 묻는다고 사라지지 않는다.
심리학자 칼 융은 말한다.
“의식되지 않은 감정은 운명처럼 삶을 지배한다.”
우리가 외면한 슬픔, 눌러둔 분노, 방치한 상처들은 언젠가 우리를 향해 되돌아온다. 더 크고 낯선 모습으로
그렇다면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상처받은 마음으로도 여전히 삶을 마주할 수 있을까
무너져내리는 감정의 무게 속에서도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이 책은 그 질문에 대한 조심스러운 대답이다. 감정 회복력, 즉 '감정의 회복 탄력성'에 관한 얘기. 부러지고, 꺾이고, 찢긴 마음이 다시 회복될 수 있도록 돕는 내면의 기술에 대한 얘기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Resilience, 회복탄력성이라 부른다.
단단해서가 아니라, 유연하기 때문에 부서지지 않는 힘.
고요히 흔들리되, 결국 중심을 찾아 돌아오는 마음의 근력이다.
에픽테토스는 “사람을 괴롭히는 것은 사건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에 대한 우리의 생각”이라 했다.
고통의 한가운데서 자신에게 어떤 말을 건네는지, 상처 앞에서 어떤 태도를 취하는지가 우리의 회복력을 결정한다. 감정 회복력은 상처를 이겨내는 법이 아니라, 상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도 자신을 지키는 법이다.
이 책은 당신에게 '괜찮아질 거야'라는 말 대신
'지금 그 감정, 충분히 아플 만해'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리고 감정의 곁에 함께 앉아, 조용히 물어보고 싶다.
“그때의 너는 얼마나 외로웠니?”
“무너지지 않기 위해 얼마나 애썼니?”
“지금의 너는 정말 괜찮니?”
인문학자 마르셀 프루스트는 말한다.
“진정한 여행은 새로운 풍경을 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으로 보는 것이다.”
감정 회복도 마찬가지다.
삶의 상처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상처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가지는 것.
다시 일어서는 힘은 외부에서 오지 않는다.
가장 깊은 고통 속에서도 자신을 포기하지 않는 순간,
우리 안에 조용히 깃든다.
이 책은 그 여정을 함께 걷고자 한다.
무너지지 않는다는 건 단단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부서졌더라도 다시 꿰매고 걸어갈 수 있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
지금 당신이 어떤 감정의 무게를 버티고 있든
이 책이 당신의 마음 가장 깊은 곳에 조용한 등불이 되어주길 바란다. 빛나진 않더라도, 꺼지지 않는 온기를 담은 등불 하나. 그리고 이렇게 말해주는 친구처럼
“당신은 무너지지 않았다. 아직도, 여전히, 살아 있는 당신의 마음이 증거다.”
은파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