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의 힘을 믿는 사람들

하루를 견디는 문장들 #219

by 은파랑




1시간의 힘을 믿는 사람들


하루는 24시간이다.

누구나 공평하게 주어진 시간. 그러나 누구나 똑같이 살아내지는 못한다. 어떤 이는 한 시간을 허투루 흘려보내고 어떤 이는 한 시간으로 인생을 조금씩 바꿔간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성실한 사람들’은 사실 하루를 완벽히 사는 사람이라기보다는 1시간의 힘을 믿는 사람들이다.


한 시간은 때로 아침 6시일 수도 있고 밤 11시일 수도 있다. 모두가 잠든 시간 혹은 하루의 분주함이 멈춘 틈에서 어떤 이는 조용히 책을 펼치고 어떤 이는 꿈을 위해 노트를 연다. 집중의 한 시간은 뇌 속 전전두엽을 깨운다. 이곳은 인간의 의사결정과 창의성 그리고 자기 통제력을 담당하는 공간. 매일의 1시간이 쌓일 때 전전두엽은 점점 더 강해진다. 뇌는 훈련될 수 있는 근육과 같다.


하버드 의대의 연구에 따르면 하루 1시간의 깊은 집중은 신경 가소성을 촉진한다. 이는 뇌가 새로운 정보를 학습하고 기억하는 능력을 말한다. 그러니까 매일 조금씩이라도 집중하여 반복하면 뇌는 그 시간대를 ‘성장의 시간’으로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조용히 앉아 있었을 뿐인데 뇌는 삶을 다시 설계하고 있었던 셈이다.


한 시간은 철학자가 되는 시간이기도 하다. 자신에게 묻는 시간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나는 진정 원하는 것을 향해 걷고 있는가?”라며 자문하는 고요한 시간 속에서 스스로를 다시 구성한다. 인문학은 이런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해 존재한다. 고대 스토아 철학자 세네카는 말했다. “인생은 짧지 않다. 우리는 많은 시간을 허비할 뿐이다.” 이 말은 1시간을 다르게 쓴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에 얼마나 큰 차이가 생길 수 있는지를 암시한다.


한 시간은 신체에도 변화를 만든다. 매일 한 시간의 걷기, 명상, 스트레칭은 심박수를 안정시키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낮춘다. 한 시간의 독서는 마음의 호흡을 고르게 한다. 심리학에서는 이것을 ‘정서적 회복탄력성(emotional resilience)’의 기초라 한다. 작은 루틴이 위기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힘을 길러준다.


그래서 우리는 묻는다. 하루 중 나를 위한 한 시간,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혹은 한 시간을 허락하지 않는 삶을 살고 있다면 나는 누구의 시간 안에 갇혀 있는가?


모든 변화는 거창하게 시작되지 않는다. 1시간의 공부, 1시간의 글쓰기, 1시간의 운동. 그것이 일상이 되면 결국 인생이 바뀐다. 미세한 변화의 누적이 가장 확실한 혁신이다.


1시간은 적어 보이지만 결코 작지 않다. 그것은 한 인간이 스스로를 존중하는 방식이고 내일의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이며 나만의 세계를 다시 일으키는 선언이다.


1시간의 힘을 믿는 사람들

그들은 매일 조금씩 그러나 확실하게 나아간다.

시간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은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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