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아름다운 것과 마주쳤을 때 지금 곁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면 그대는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이문재의 '농담' 구절이다.
이 짧은 문장은 사랑이라는 감정을 조용하면서도 섬세하게 포착한다. 사랑은 거창한 약속보다 아름다움 앞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얼굴이라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진실이다.
아무도 없는 거리에서 무심코 흘러든 석양이 유리창에 머물 때 문득, 너를 떠올렸다.
빛은 말이 없는데 마음은 먼저 알아챈다. 이런 장면을 함께 보고 싶다는 이상하리만치 간절한 생각. 아름답다고 느낀 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그 순간을 함께 나누고 싶다고 여기는 마음. 그게 사랑이라는 것을 나도 모르게 증명해 버렸다.
때론 바람 속 냄새 하나에도, 길가에 핀 연한 들꽃 한 송이에도 너의 얼굴이 떠오른다. 그건 애써 기억해 내는 일이 아니라 기억이 먼저 달려와 나를 끌어안는 일이다.
네가 곁에 없는데 세상 아름다움은 너를 더 선명하게 만든다. 그래서 더 보고 싶고 더 그립다.
사랑은 어떤 특별한 선언도 없이 조용히 마음의 풍경을 바꾼다. 혼자 있어도 둘을 상상하게 만들고
눈앞의 아름다움보다 곁에 없는 너를 먼저 생각하게 한다.
이름 모를 설렘이 스쳐 지나갈 때 설렘이 어떤 얼굴로 그려진다면 그것이 바로 너라는 사실, 그것이 바로 사랑이라는 사실이다.
그리움의 형태로 찾아오는 사랑, 그대는 지금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은파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