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득함이라는 이름의 시간

by 은파랑




진득하다는 건

참고 견디는 것이 아니다.

묵묵히 앉아 흐르는 시간을 버티는 것만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건 차라리,

어느 비 오는 날 창문을 닦고 또 닦는 사람의 손끝 같고

마르지 않는 흙을 되도록 곱게 다지는 농부의 마음 같다.


움직임은 느려도 방향은 또렷한 사람

멈춰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계속 걸어가는 사람


진득하다는 건

물러서지 않는 믿음이다.

불꽃처럼 뜨겁지는 않아도

숯불처럼 오래가는 온기다.


쉽게 타오르지 않으니 눈에 띄지 않을 뿐

그 사람의 걸음엔 의지가 담겨 있고

손끝에는 성실함이 배어 있다.

오늘의 마음을 내일도 똑같이 이어낼 수 있는 사람

그게 바로 진득한 사람이다.


끈기는 견디는 것이 아니다.

끈기는 행동의 지속이다.

멈추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흔들려도 중심을 잃지 않는 것


그렇게 가는 사람은

결국 닿는다.

빠른 사람보다 멀리

크게 외치는 사람보다 깊이


그래서

오늘도 조용히 나를 다진다.

진득하다는 말이

나의 시간이 되기를 바라면서


은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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