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의 미학
- 1997 애플 복귀 후 ‘제품 4분면’ 정리, 집중의 미학
1997년 여름, 잡스는 어수선한 회의실 화이트보드에 선을 두 개 긋는다. 가로는 데스크톱/포터블, 세로는 프로/컨슈머. 네 칸이 만들어진다. 그는 말보다 먼저 펜을 움직인다. “이 네 칸에만 집중한다.” 수십 개의 모델, 파생형, 코드명이 순식간에 의미를 잃는다. 복잡함은 한 장의 표로 정리되고 조직은 갑작스레 방향을 갖는다. 그날 이후 애플은 무엇을 만들지만큼 무엇을 만들지 않을지를 선명하게 말하는 회사가 된다.
잡스의 결정은 기술이 아니라 지도의 문제로 보였다. 네 칸의 지도는 선택의 압력을 단순화한다. “누구를 위해, 어떤 상황에서”라는 질문만 남는다. 컨슈머 데스크톱에선 쉽게 쓰는 즐거움, 프로 데스크톱에선 성능과 확장성, 포터블에선 이동성과 배터리. 이렇게 기준이 정리되면 나머지는 자연스럽게 탈락한다. 복잡함을 관리하려 하지 않고 복잡함의 원인을 제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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