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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많은 것'과 '멋진 것'은 다르다

by 이생각

가치에 관한 다른 가치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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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 나와 있으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지만 한국에서는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 돈 보다 사람이 먼저다.

- 재산이 사람의 가치와 인격에 비례하는 건 아니다. 따라서 돈이 많다고 더 존중받아서는 안된다.

- 돈이 많은 것과 멋진 것은 다르다.

- 돈과 행복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지만, 돈이 많다고 꼭 행복한 것은 아니다.

- 궁극적으로 우리는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지 돈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


제가 느끼는 한국 사회의 관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사람보다 돈이 먼저다.

- 재산은 사람의 가치와 인격에 비례한다. 따라서 돈이 많으면 더 존중받아야 한다.

- 돈이 많으면 멋진 사람이다.

- 돈과 행복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그러므로 돈이 많으면 행복한 것이다.

- 궁극적으로 우리는 돈을 추구하는 것이고 행복은 따라오는 것이다.


특히 80 - 90년대의 빠른 경제 성장을 거쳐오신 우리 부모님 세대 분들이 대게 위와 같이 생각한다고 느낍니다. 그분들 개개인이 못나고 잘 못 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아마도 '노력 = 부 = 물질/행복'의 방정식 속에서 20대 30대를 거쳐오시며 그런 생각이 자리 잡혔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는 분명 잘 못 되었습니다. 평소에 별생각 없이 무의식적으로는 '사람보다 돈이 먼저다', '돈이 많은 사람은 존중받아야 한다'라고 생각할지라도 막상 이런 문장들을 종이에 적어두고 읽자면 어느 누구든 뭔가 잘 못 되었다고 생각할 겁니다. 그러길 바랍니다.



사람과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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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면 유년 시절과 청소년 시절에 저는 양쪽 시각을 모두 접하며 자랐습니다. '돈 보다 사람'을 우선시하신 아버지의 자세와 '사람보다 돈'을 우선시하신 어머니의 자세. 아버지의 자세를 보고 자라 바른 시각을 가질 수 있었고 어쨌든 어머니의 자세에도 알게 모르게 스며들어 항상 돈에 허덕이지 않으려 부를 진지하게 대해왔고 잘 쌓아왔습니다. 제가 돈의 힘과 무서움을 인지하면서도 근본적으로는 사람과 행복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라 참 다행입니다. 아버지의 자세를 보며 자라지 않았다면 저 역시도 분명 사람보다 돈을 우상하는 사람이 되어있었을 겁니다.


지금이야 바른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쭉 예쁘게만 자라지는 않았습니다. 돈의 무서움에 짓눌려 못난 선택, 사람에게 상처 주는 선택들도 했었습니다. 지금의 올바른 생각을 완성시켜 준 건 아내입니다. 정말 순수하고 착한 마음씨를 지니고 늘 사람을 먼저 돌보는 아내와 함께하며 종국에 남는 건 사람과 그 사람들과의 관계로부터 오는 행복이라는 것을 조금 더 깊이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반대로 아내는 저를 만나고 경제관념이 생겨 고맙다고 합니다. 참 잘 만났습니다.


훗날 저는 멋진 아버지가 되고 싶습니다. 용기 있고 타인에게 친절하며 실질적인 능력이 있는 그런 멋지고 자랑스러운 아버지. 얘기하고 보니 지금의 제 아버지와 많이 비슷합니다. 제가 좀 더 나은 부분이 있다면 어머니로부터 받은 말주변과 다양한 분야에 대해 관심이 있다는 것. 할 줄 아는 건 별로 없으면서 돈은 많고 배는 불룩한 그런 아버지는 되고 싶지 않습니다. 매력도 멋도 없으니까요.


요리도 잘하고

뚝딱뚝딱 이것저것 잘 만들고 고치고

언어는 한국어, 영어, 불어 3개 국어를 하며

각종 스포츠도 잘하고

배도 튀어나와 있지 않으며

옷도 잘 입고

잘 생기고

따듯하고

필요할 때는 엄격한


그런 아버지가 되고 싶습니다. 멋지잖아요.


물론 돈도 필요한 만큼은 있을 겁니다. 그렇게 되게끔 할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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