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생각 Jun 13. 2024

Knaresborough (네스버러)

    잉글랜드를 좋아하거나 잉글랜드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죄송하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에 잉글랜드의 도시들은 좀 밋밋합니다. 앞선 글에서 소개한 옥스퍼드나 요크가 아닌 다른 도시들은 그냥 뭔가 영국 기준으로 평범해 보이는, 방문자로서 '우와'하고 감탄이 나올 만한 곳들은 아니었습니다. 물론 영국에서 수년간 살아 본 입장에서 그렇게 보이는 것이지, 저도 처음 영국에 왔을 때는 모든 곳이 새로워 별의별 골목이나 표지판, 심지어 쓰레기통 까지도 감탄하며 사진을 찍어대곤 했었습니다. 따분한 잉글랜드의 도시들 사이에 딱 한 곳, 정말 너무 예뻐서 감탄이 나왔던 곳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Leeds (리즈)에서 차로 3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Knaresborough (네스버러)입니다.



네스버러는 도시의 입구 역할을 하는 멋스러운 아치형 다리로 유명합니다. 거대한 다리 아래로는 잔잔한 강과 예쁜 건물들이 길게 이어진 거리가 있습니다. 거리의 모양이나 건물들이 위치한 방식이 뭔가 영국스럽지 않고 이탈리아의 어느 작은 마을을 연상케 해서 걷다 보면 (영국 사는 입장에서) 꼭 해외여행을 온 듯 한 기분이 듭니다.




다리 바로 아래에는 배를 빌려주는 곳이 있습니다. 가격이 좀 비싸긴 하지만 그래도 배를 빌려 네스버러 강을 따라가보면 노를 젓는 재미도 있고 아름다운 풍경이 곳곳에 있어 돈이 전혀 아깝지 않았습니다. 한 번 빌리면 한 시간 동안 배를 쓸 수 있던 걸로 기억하는데, 강 전체를 한 바퀴 쭉 돌아보며 열심히 사진 찍다 보니 금방 지나갔었습니다. 참고로 배를 빌릴 때 가격을 물어보고 고민하는 척하다가 너무 비싸다고 돌리면 깎아주시니 가시게 된다면 써먹어 보세요.



다리 위로 올라가는 오르막길을 지나 기찻길을 건너 앞으로 쭉 가다 보면 시티 센터가 나옵니다. 도심도 아기자기한 상점들로 가득해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여유롭게 돌아다녀도 도시 전체를 구경하는데  3 - 4 시간이면 충분해 당일치기로 가볍게 갔다 오기 좋습니다. 어쩌다 잉글랜드 북쪽에 가실 일이 있으면 꼭 시간 내서 네스버러에 가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이전 05화 Peak District (피크 디스트릭트)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