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822 세상에 공짜는 없다
영화 '배드 지니어스'
학생 시절에 시험공부를 하기 전에
책상 정리부터 했던 생각이 납니다
책상 위를 정리하고 서랍까지 치우고
필통 속 필기도구들까지 말끔히 정리하고는
해맑은 정신으로 딴생각을 했었죠
공부는 하기 싫어도 성적은 좋았으면
성적은 그냥 그래도 괜찮으니
시험 볼 때 답답하고 막막하지 않게
꿈에 산신령 할아버지가 나타나
시험문제를 살짝 가르쳐 주었으면
인심 더 써서 정답만 쏙쏙 뽑아주었으면
그러나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
공부를 해 가면 문제가 쉬웠고
공부를 안 해 가면 앞이 막막했었던
안타까운 기억이 있습니다
린과 뱅크
팟과 그레이스
네 주인공들의 연기가
요즘 말로 심장이 쫄깃할 정도로
찐 실감이 나는 영화 '배드 지니어스'
천재소녀 린의 눈빛 연기는 최강이죠
전학을 온 명문고등학교에서
절친이 된 그레이스를 위해 시작했던
부정행위가 커닝 비즈니스로 진화하게 되는
한복판에 린이 있습니다
노력쟁이 모범생 흙수저 뱅크의
복잡 미묘한 심리를 제대로 보여주는데
현실적으로 변해가는 모습이
흥미롭습니다
동그란 눈매가 시원하고 사랑스러운
그레이스가 커닝 후에 걸리지 않게 해 달라고 기도하는 모습이 웃프고
'너 같은 애들은 모르겠지만
우리 같은 사람들은 공부는 못해도
성적은 잘 받고 싶다'며
린의 총명한 머리를 돈으로 사려는
금수저 팟의 말이 안타까워요
부정행위를 소재로 긴박하게 전개되는
영화 '배드 지니어스'에서
던지는 질문은 여러 가지인데요
답은 저마다 다를 테지만
모두가 정답은 아닐지라도
어느 것 하나 오답이 될 수도 없는 것이죠
태국 영화지만
우리 현실과도 비슷한
교육 문제와 계급 불평등 문제 등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에 공감하게 되고
프로듀서 지라와 반리디가 말했다는
'우리 모두는 각각 다른 재능을 타고 난다'는
말에도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STIC시험 합격을 린에게 도와달라
그레이스가 부탁하지만
팟에게 책을 돌려주며 도와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메모를 전하러 갔다가
시차가 나는 세계 시간들을 보며
시드니 시간에 눈길이 멈추고
시차를 이용하자는 계획을 세우는
린은 천재 소녀입니다
태국보다 4시간 빠른
시드니에서 먼저 시험을 보고
정답을 알려줄 테니 이익을 나누자는
린의 생각이 기발합니다
유학자금을 벌어 보스턴에 가겠다며
팟과 그레이스에게 의뢰인을 모으라고
정답은 외우면 된다는 린이
시간이 빠듯해서 절반밖에 외울 수 없으니
한 사람 더 필요하다고 하자
세탁소집 아들 뱅크를 끌어들이게 되죠
연필 바코드에 정답을 숨기자는
엄청난 전략을 세우고 의뢰인을 모집하고
오토바이 택시로 시험장까지 데려다주겠다는
세미나까지 여는 커닝 게임이 흥미진진합니다
대학이 우리를 고르는 게 아니라
우리가 대학을 골라야 한다는
팟의 한마디는 웃프기만 하죠
먼저 속이지 않으면
당하고 마는 게 인생이라며
린과 뱅크는
시드니로 가서 시험을 보기로 하고
정답은 절반씩 외우기로 합니다
모의시험까지 연습하고
들켰을 때 대처 방법까지 준비하는데
뱅크를 끌어들이기 위해
팟이 쓰레기장 폭행까지 벌일 것을 알게 된
뱅크가 팟에게 맞서는 위기에 처합니다
성적이 나쁘면
아버지한테 죽도록 맞는다는 팟의 말에
그럼 너희 아버지도 깡패를 시켜 패라고
뱅크는 말하죠
엄마랑 둘이 사는데
엄마는 등이 휘도록 세탁 일을 하고
장학금이 희망이었는데 놓치게 됐다는
뱅크가 세탁의 혁명 광고판 앞에 멈추었다가
다시 합류하게 됩니다
시드니 도착해서
비행기 처음 타봤다는 뱅크와
앞으로 넓은 세상을 누비게 될 거라는 린
시험장에 들어가는 두 사람은 모습은
싸움터에 나가는 병사들처럼
비장하기까지 합니다
인쇄소에서 시험용 연필에
정답 바코드를 찍어 인쇄하는
팟과 그레이스의 모습과
쉬는 시간에 화장실에 숨겨둔 핸드폰으로
답을 전송하다가 몇 개 남기고
5분 내로 돈을 더 달라며
깡패들에게 맞은 값 더 달라고 하는 뱅크가
시험 답을 전송하려다가 걸리는 모습이며
땀을 뻘뻘 흘리며 절박한 모습으로
분초를 다투며 피아노 치듯이 답을 외우는
린의 모습이 문득 떠오를 때마다
'새드 지니어스'라고 기억하게 될 것 같은
영화 '배드 지니어스'
재밌고 스릴 만점이고
웃다가도 기분 씁쓸하지만
제자리로 돌아온 평범한 결말이
오히려 다행입니다
해답지가 따로 없는데
던져지는 질문은 너무 많은 게
인생의 문제겠지만
공식이 없는 문제를 풀어나가는 동안
성장하고 성숙한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겠어요
천재소녀 린은
잠시 한눈을 팔기는 했으나
세상에 공짜가 없다는 것을
심장 쫄깃한 커닝 게임을 통해
땀 흘리며 배운 셈입니다
인생에 공짜는 없는 법이고
영화의 마무리가
천재소녀 린의 결정에 따르듯이
우리 인생도 널려 있는 선택지 앞에서
선택은 각자의 몫이라는 것을 기억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