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853 눈 위의 발자국

눈 내린 강물을 사진으로 보며

by eunring

강물 위에 눈이 살포시 쌓이고

그 위로 햇살이 머무르는

안젤라 언니의 사진을 보며

느닷없이 고양이 발자국을 생각합니다


살얼음 강물과 그 위를 덮은

하얀 눈 이불 위를 스쳐 지나간

눈 위의 발자국 사진을 보며

고양이가 함께 떠오른 건

아침에 엄마와 함께

고양이를 보았기 때문입니다


지나가는 고양이를 보며 엄마가

'고양이 밥 주듯 한다'며 웃으셨는데

함께 웃긴 했으나 돌아서서 생각하니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어요


속담을 찾아보니

'고양이 밥 주듯' 은 안 나오고

'섣달 그믐날 개밥 퍼주듯'이라는

개밥 관련 속담이 있군요


무엇을 너무 많이

헤프게 퍼 주는 경우를 말하는데

결혼 적령기를 넘긴 여자가 홧김에

개밥을 푹푹 퍼 준다는 뜻이라니

푸후훗~ 웃음이 터집니다


엄마가 개밥과 고양이밥을

잠시 헷갈리신 덕분에

개와 고양이 속담도 찾아보며

혼자 웃습니다


하는 짓이 어이없고 가소로울 때

'고양이 웃다가 수염 부러지겠다'

한계가 불분명해서 분간하기 어려울 때

'검은 고양이 눈 감은 격'

제 구실을 못하고 멍 때릴 때

'빌려온 고양이 같다'

남몰래 슬쩍 무슨 일을 할 때

'고양이 발바닥에 기름 발랐다'

하나마나 세수를 할 때

'고양이 세수' 등등이 재미납니다


금방이라도 눈이 쏟아질 것 같은

잿빛 하늘을 내다보며

또 웃어 봅니다

개밥 퍼주듯 눈밥 퍼붓지는

말았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나를 위로하다 852 눈 오는 밤 상상 요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