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시간 168 그대를 바라보네

몬테베르디 오페라 '포페아의 대관'

by eunring

오늘이라는 그대를 바라보고

오늘이라는 그대 안에서 기뻐하는

오늘도 그런 하루였으면 좋겠어요


'그대를 바라보네

그대 안에서 기뻐하네'는

'포페아의 대관'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네로와 포페아의 사랑의 이중창이죠


몬테베르디의 마지막 오페라

'포페아의 대관'은

17세기 초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사랑을 받는 초기 오페라랍니다


베네치아 지방의 오페라답게

대중들의 취향에 어울리는 아름다운 멜로디와

현실적이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소재로

신이 아닌 인간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최초의 사극 오페라 '포페아의 대관'


로마제국의 네로 황제와

두 번째 황후 포페아의 결혼이라는

역사적 사건이 등장하는데

불륜 막장 드라마지만

등장인물의 성격 묘사와

감정 표현이 두드러져 흥미진진합니다


제3막에 나오는

네로와 포페아의 사랑의 이중창

'그대를 바라보네 그대 안에서 기뻐하네'는

포페아의 황후 대관식 후

오페라의 피날레를 아름답게 장식하며

감미로운 여운을 남기는 이중창인데요

대중들의 흥미를 끌어모으기 위한

막장 드라마지만 음악은 아름다워

지금까지 사랑받는 곡이랍니다


'그대를 바라보고

그대 안에서 기뻐하고

그대를 보듬어 안으며

그대의 짝이 되니

이제 고통도 죽음도 없네

오 나의 생명 나의 보물

나는 그대에게

그대는 나에게 속하죠

나의 희망아 말해다오

오직 그대만이 나의 우상이고

내가 사랑하는 그대 나의 연인

나의 생명이네'


황후가 되고 싶었던

포페아의 비극적인 로맨스는

역사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전개되는데

몇 군데 장면은 실제와 다르답니다


황제의 측근 오토네의 아내 포페아가

네로 황제와 불륜에 빠지고

네로의 황후 옥타비아를 추방하라고 부추기며

네로의 스승 세네카에게까지 사약을 내리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내용이지만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

아름다운 사랑의 이중창은

네로가 임신한 포페아를 때려

숨지게 했다는 설과는 전혀 거리가 멀죠


네로와 포페아를 악인으로 표현하지 않고

사랑의 이중창으로 행복하게 마무리한 것은

초기 오페라 작품들이 베네치아의

카니발 기간에 공연되었기 때문이랍니다

화려한 가면을 쓰고 거리를 행진하며

가면무도회와 연극 오페라 공연 등

사순절 10여 일 동안 열리는 축제에는

비극적 결말보다 해피엔딩이 어울리죠


오페라의 프롤로그에서 밝히듯

사랑만이 세상을 움직이는 유일한 힘이라는 것을

오페라를 통해 보여주기 때문이래요

관객들의 공감을 위해

악역이라도 매력적으로 바꾸어 표현하고

부정하고 부도덕한 사랑이라도

사랑은 사랑이니

용서가 되는 분위기였다는 거죠


역사는 역사대로 알고

오페라는 오페라대로 보면 되고

아름다운 노래는 노래로 들으며

오늘 하루라는 그대를 바라보고

오늘 하루라는 그대 안에서 기뻐하면

되는 거죠 그죠~




작가의 이전글초록의 시간 167 비요일의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