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시간 50 옆에서 함께 가는 친구

커피 친구 피낭시에

by eunring

오늘의 커피 친구는 겉바속촉

고소한 버터 향과 맛 듬뿍 간직한

작은 금괴 닮은 구움 과자

피낭시에입니다


버터를 태워 만들어

풍미가 뛰어난 financier는

프랑스의 디저트인데

'자본가 금융업자'라는 뜻이래요


프랑스의 증권가 어느 빵가게에서

작은 금괴 모양을 닮은 디저트를 만들어

덕담과 함께 금전운을 나눈 데서 유래했답니다

커피 친구 피낭시에를 곁에 두고 보니

금보다 더 귀한 친구님들이 생각납니다


커피를 좋아하는 친구님과

커피를 좋아하지만 한 모금이라도 마시면

잠을 못 자는 친구님과 함께 갔던

커피전문점에서 피낭시에를 먹었어요

기분 좋은 커피 향으로 가득했던 카페에서

우정을 나누던 눈부신 시간들이 떠올라

마음이 훈훈해집니다


'등 뒤로 불어오는 바람

눈앞에 빛나는 태양

옆에서 함께 가는 친구보다

더 좋은 것은 없으리'


지금도 활동 중이라는

캐나다 배우 에런 더글러스 트림블이

우정을 참 아름답게 표현했어요


나란히 친구와 함께라면

먼 길도 지치지 않고

험한 길도 두려워하지 않고

어둠 속에서도 서로의 발길을 밝혀주며

비록 꽃길이 아니더라도

서로가 서로에게 꽃이 되고 잎이 되어

웃으며 함께 걸어갈 수 있는 거죠


바람은 앞에서도 불어오고

등 뒤에서도 불어옵니다

태양은 눈앞에서 빛나기도 하고

등 뒤에서 빛나기도 하지만

친구는 서둘러 앞서 가지도 않고

너무 뒤처지지도 않으며

어슷비슷 사이좋게 함께 걸어갑니다


도토리 키재기 같은 친구들이 있어

한 잔의 커피도 더 향기롭고

한두 걸음 앞서거니 뒤서거니

서로를 지켜주는 마음들이 있으니

바닥에서 수줍게 고개 드는 민들레 노랑꽃도

고개 숙여 잠시 어루만지는

여유를 누릴 수 있는 거죠


꽃이 있어 좋은 봄날

꽃이 져도 함께 어울리며

마음만이라도 옆에서 함께 가는

도긴개긴 친구들이 있으니

인생의 봄날이 잔잔히 향기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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