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시간 49 강한 바람과 성난 파도
커피 친구 카카오 파이
미소년 케루비노를 군대 보내고 나니
문득 초콜릿 과자가 생각납니다
살림 마트에 초콜릿 과자 사촌뻘 되는
카카오 파이가 나와서
한 상자 집어왔어요
단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으나
콕콕 박힌 집콕 생활에 달다구리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죠
몹시 빠르게 불어오는 바람과
미친 듯이 소용돌이치는 파도와 같다는
질풍노도(疾風怒濤)의 시기는
격동적인 감정 변화를 느끼는
청소년기를 말하는데
미소년 케루비노에게만 오는 게 아니라
집콕 생활자인 내게도 밀려온 것 같아요
집콕에 돌밥돌밥하다보니
강한 바람과 성난 파도가 수시로 밀려들어
사춘기도 아닌데 정서적으로 불안하고
감정이 들쑥날쑥 흔들릴 때마다
커피 한 잔과 달다구리 간식으로
마음을 달래 봅니다
그래도 카카오 파이는
가장 아름다운 천국의 나무라는
카카오 열매에서 얻은
코코아가 제법 많이 들어 있어
덜 달고 쌉싸름한 초코 맛이
진하고 부드러워서
커피 친구로 합격입니다
초콜릿 과자에 카카오 파이가 있듯이
질풍노도의 시기만 있는 게 아니라
질풍노도의 시대도 있죠
18세기 후반 독일에서 일어난 문예운동으로
이성을 중시하고 합리성을 바탕으로 삼은
계몽주의 사조에 반항하면서
감정의 해방과 개성의 존중과
개인주의를 드높인 질풍노도의 시대는
괴테와 실러가 대표적인 인물이래요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질풍노도 운동의 정신을 담고 있다죠
카카오 파이 곁들인
개운한 커피 한 잔 앞에 두고
질풍노도의 시기에서
질풍노도의 시대까지 흐르다 보니
질풍가도 노래가 문득 떠오릅니다
'한번 더 나에게 질풍 같은 용기를
거친 파도에도 굴하지 않게
드넓은 대지에 다시 새길 희망을 안고
달려갈 거야 너에게'
지금 내게도 필요해요
질풍 같은 용기와 희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