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랑 노는 시간에는
흘러간 드라마를 보기도 하고
가요무대나 국악방송까지
골고루 돌려가며 봅니다
주전부리가 필요할 때는
달콤한 팥소 가득한 단팥빵도 먹고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도 먹고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웨하스도 먹으며
얼라들처럼 까르르 깔깔 웃기도 합니다
술 담배 대신 달콤 간식을 즐기시던
아버지의 아내이고 딸이니 더 말해 무엇해요
습관처럼 간식에 길들여져 있으니
순전히 아버지 탓~^^
한때 흰 우유를 잘 드시더니
점점 달달한 맛을 찾으시는
엄마에게는 차가운 바나나우유를 드리고
나는 따뜻하게 데운 흰 우유를 마십니다
나도 한때는 찬 우유를 좋아했는데
이제는 적당히 따뜻한 우유가 좋아요
우유까지 야무지게 챙겨 마신 후에는
다시 나란히 앉아 TV에 시선 고정~
이리저리 채널을 돌리다 보니
곱게 한복을 차려입은 소리꾼들의
꽃타령에 엄마의 시선이 꽂히십니다
귀로는 가야금병창 '꽃타령'을
눈으로는 곱디고운 한복을 즐기시는
엄마 곁에서 나도 꽃타령에 빠져듭니다
박헌봉 작사 박귀희 작곡의 '꽃타령'은
가야금을 연주하며 부르는
자진모리장단의 흥겨운 노래랍니다
빠르고 경쾌한 가락에
노랫말도 은근 재미납니다
'봉울봉울 맺힌 꽃
숭얼숭얼 달린 꽃
방실방실 웃는 꽃
활짝 폈네 다 핀 꽃'
나도 모르게 중얼중얼 따라 부르는
봉울보울 꽃타령 속에서
온갖 꽃들을 숭얼숭얼 다 만납니다
붉은 꽃 파란 꽃 노랗고도 하얀 꽃들의
울긋불긋 향기에 취하는
엄마와 나의 봄타령이
함께여서 다정하고
함께라서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