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시간 64 트로이메라이의 추억
슈만 '아베크 변주곡'
슈만의 토로이메라이를
학생 시절 좋아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꿈결 같은 멜로디에 흠뻑 빠져들던
어린 시절이 떠올라 미소가 맺힙니다
꿈이나 공상이라는 뜻을 가진
트로이메라이는 슈만의 피아노곡
'어린이의 정경' 중 일곱 번째 곡이죠
서정적이고 온유한 멜로디가
꿈결처럼 유려하게 흐르며 파고듭니다
형식보다 자유와 감성을 존중한 슈만은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독일 작곡가입니다
슈만은 한 무도회에서
메타 아베크(Meta Abegg)를 만나
운명처럼 첫눈에 반해
혼자만의 사랑에 빠져든답니다
안타깝게도 그녀는
슈만의 사랑을 받아주지 않았지만
경제적으로 후원을 해준 것으로 알려지거나
작품을 헌정받은 백작의 딸
파울리네 폰 아베크라는 설도 있고
상상 속 여인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아베크 변주곡은 1830년 스무 살 슈만이
피아노 작곡에 전념하며 작곡한
첫 작품으로 Op.1입니다
클래식에서 출판되는 순서대로 붙는
작품번호 Op는 작품이라는 의미의
라틴어 opus의 약자래요
아베크가 누구인지는 분명하지 않으나
사랑에 흠뻑 빠진 청춘의 눈부심이
영롱하게 빛나는 별빛처럼
아름답고 로맨틱하게 흐릅니다
슈만의 사랑과 희망이 반짝이는 듯
출판을 앞두고 어머니께 쓴 편지에
'제 마음은 희망과 기대감으로 가득합니다
바다를 앞둔 베네치아 대성당처럼
크고 높은 자랑스러움을 안고
넓은 세계로 펼쳐 나갈 거'라고 썼답니다
주제의 각 음들은
독일어 아베크의 이름 A Bb E G G에서
모티브를 얻어 계이름 라시미솔솔로 시작하는 피아노곡을 작곡했다고 합니다
음악 속에 첫사랑 그녀의 이름
아베크가 들어있는 거죠
바흐가 즐겨 사용했던
문자 암호 놀이 영향을 받았다고 해요
자신의 이니셜 BACH를 이용해
4개의 음표로 음렬을 만드는 작업을 즐겼다는
바흐를 향한 슈만의 존경심이 드러납니다
아베크의 이름 알파벳인
다섯 개의 음을 모티브로 한
주제를 지나 세 개의 변주곡과
칸타빌레와 피날레로 아어지면서
주제를 변형시켜가며 변화 발전시키는
작곡 기법이라고 합니다
음알못인 내게는 어렵게 들리지만
재미난 발상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문학적인 감수성이 뛰어났던 슈만이
곡의 계이름 알파벳을 이용해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첫 작품 Op.1 아베크 변주곡을 들으며
창밖에서 무르익어가는
봄날의 또 하루를 시작합니다
오늘 하루가 내게는
Op.1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