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시간 20 트로이의 목마
영화 '트로이'
신화에서 튀어나온 아킬레스
신찢남 브래드 피트의 리즈 시절을 봅니다
기원전 트로이 전쟁과 트로이 목마
아킬레스건이라 불리는 치명적인 약점
그리고 그리스 신화를 생각해 봅니다
호메로스의 서사시 '일리어드'에 나오는
트로이 전쟁은 프리아모스 왕의 아들 파리스가
스파르타의 헬레네 왕비를 트로이로 데려와
벌어진 10년간의 전쟁이죠
그리스군의 아킬레스와 오디세우스
트로이 군의 헥토르 등 영웅들과 신들이 등장하며
오디세우스의 트로이 목마 계책으로
트로이 성은 함락되고
그리스 군의 승리로 끝나는데요
호메로스의 '일리어드'를 영화로 만든
'트로이'는 신화나 원작과는
달라도 아주 많이 다르답니다
영화는 영화일 뿐이니까요
사랑으로 시작된 전쟁 이야기
영화 '트로이'에 신들은 등장하지 않고
트로이 왕자 파리스(올란도 블룸)와
스파르타의 왕비 헬레네(다이앤 크루거)가
사랑에 빠져 트로이로 달아나자
아내를 빼앗긴 치욕에 떨며
스파르타의 왕 메넬라오스(브렌든 글리슨)는
형인 미케네의 왕 아가멤논(브라이언 콕스)에게 부탁해 트로이를 공격하고 복수혈전을 펼칩니다
트로이의 모든 아들들을 죽이겠다는
미케네의 왕 아가멤논은
무늬만 동생의 복수이고
트로이를 차지하려는 속셈이죠
파리스는 목숨을 건지려고
헬레네가 지켜보는 앞에서 겁쟁이처럼 피하고
형 헥토르(에릭 바나)가 메넬라오스를 죽이며
치열한 전투가 시작됩니다
'메넬라오스는 영웅이지만
그와 함께 있으면 바다에 빠져 죽고 싶었다며
영웅이 아닌 함께 늙어갈 남자를 원한'다는
절세미인 헬레네는 천생 여자네요
그리스 영웅 아킬레스(브래드 피트)에게
트로이의 여사제 브리세이스(로즈 번)가
어떻게 위대한 전사가 되었냐 묻자
선택이 아니라 타고났다고 대답하죠
'어쩌다 짝사랑 같은 신을 섬기냐'라고
브리세이스에게 툭하니 묻고는
신전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비밀 하나 가르쳐준다고 선심 팍팍 쓰며
'신들은 인간을 부러워해
인간에게는 파멸이 있으니까
매 순간이 마지막이 될 수 있고
그래서 삶은 아름다운 거야
너는 지금 가장 사랑스러워
이 순간은 다시 오지 않으니까'
멋진 말을 귓전에 속삭이는 아킬레스는
브래드 피트라서 더 멋지고
멋진 사람이 하는 말이라 대사도 멋집니다
아가멤논과의 갈등으로 아킬레스는
전투에 참가하지 않고 한 발 물러나 있는데
전투에서 어린 사촌동생 패트로클루스가
아킬레스 갑옷을 입고 싸우다가
트로이의 왕자 헥토르에게 죽어요
동생의 복수를 위해 비장한 표정으로
갑옷을 입고 나서는 아킬레스는
한마디로 만찢남 비주얼입니다
혼자 마차를 타고 싸우러 가서
굳게 닫힌 트로이 성문 앞에서
성난 목소리로 헥토르를 외쳐 부르죠
'나보다 더 훌륭한 아들을 둔 아버지는
없을 거'라는 아버지 프리아모스(피터 오툴)와
아내 안드로마케와 아기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성문 밖으로 나선 헥토르는 결투 끝에 죽고
아킬레스는 죽은 헥토르를
마차에 묶어 끌고 갑니다
헥토르의 사촌인 브리세이스가
'당신은 사촌을 잃었고
내 사촌의 목숨을 가져갔어요'라며
슬피 울어요
트로이의 왕 프리아모스가
위험을 무릅쓰고 아킬레스를 찾아와
아들의 시신을 돌려달라고 간청하는 장면에서
아버지의 슬픈 눈빛이 먹먹합니다
아들을 죽인 아킬레스의 손에 입 맞추고
헥토르를 돌려달라고 간곡히 부탁하죠
합당한 장례를 치르게 해달라고
아들의 몸을 씻기고 아들의 눈에
저승길 노잣돈을 올릴 수 있게 해 달라는
아버지의 모습에 맴찢~
프리아모스 왕의 용기에 김동한 아킬레스는
헥토르의 시신을 내어주며
장례를 치르는 12일 동안은
트로이를 공격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브리세이스도 트로이로 돌려보냅니다
'상처 준 게 있다면
고의가 아니었다는 걸 알아줘'
어서 가라며 페트로클루스가 매고 있던
조개목걸이를 작별의 선물로 건네는
아킬레스 사랑꾼이네요
12일 후 트로이 해변에
거대한 트로이 목마가 보입니다
목마를 만들어 트로이 성안으로 들어갈 계획은
오디세우스가 세우는데 영화에서는
과감히 생략되었어요
그리스 군은 거대한 목마를 트로이 해변에 남기고
위장 철수하는데 트로이 군이 속아 넘어간 거죠
목마를 성 안으로 들여다 놓았는데
새벽이 되자 목마 안에 숨어 기다리던
오디세우스와 병사들이 빠져나와 성문을 열어주자
기다리고 있던 그리스 군이 밀고 들어와
트로이 성은 함락됩니다
불타오르는 성안에서 아킬레스는
브리세이스를 찾아 헤매다가 만나지만
파리스가 쏜 화살에 발뒤꿈치를 맞게 됩니다
'넌 전쟁에 바쳐진 내게 평화를 주었어'
파리스와 함께 브리세이스를 떠나보내고
쓰러지는 아킬레스의 치명적인 약점이
영화에서는 브리세이스였네요
트로이는 불에 타 잿더미가 되고
아킬레스의 눈에도 저승길 노잣돈이 얹힙니다
'인간은 겨울의 밀처럼 스러지지만
헥토르와 아킬레스와 동시대를 살았노라고
후세에 전해달라'는 오디세우스의 엔딩 멘트가
쓸쓸하지만 영화는 영화일 뿐~
호메로스의 '일리어드'와 상관없이
그리스 신화와 상관없이
역사와도 상관없이
그냥 배우들의 리즈시절을 봅니다
예쁘고 잘생기고 연기도 잘하니
더 무얼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