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시간 54 매일의 사랑

사랑과 이별의 계절

by eunring

매일 피어나는 꽃들과 사랑을 하고

한순간 바람에 흩어지는 꽃들과

손 흔들 사이도 없이 이별을 나누는

봄은 사랑과 이별의 계절입니다


백일의 사랑도

천일의 사랑도 아닌

매일의 사랑이 아쉽고 안타깝지만

날마다 뜨고 지는 해님 달님을

기다리고 바라보고 반가워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듯이

피고 지는 꽃들도 그러하겠죠


해맑은 이슬 머금고 피어나

햇살 품어 안으며 눈부시게 웃다가

바람 따라 미련 없이 시들어 떨어지는

꽃의 인생이 단 며칠의 호사로움이라도

한순간 눈부신 절정을 이루고

무수히 많은 사랑을 나누었으니

그것으로 되었습니다


보여주고 싶은 누군가가 있어

기다림으로 설렜을 테고

보아주는 누군가의 눈길에

그 순간 행복했을 테니

그것으로 충분한 거죠


바라보며 마음을 나눌 수 있고

욕심내지 않고 보낼 줄 아는

그 마음이 사랑이라는 생각에

오늘도 피어나는 꽃 한 송이

오늘도 시들어가는 꽃 한 송이

오늘도 한순간 바람에 날려

흩어지는 한 송이 분홍꽃과도

정다운 사랑의 인사를 나누어야겠어요


그리고

보낼 때는 말없이

그윽한 사랑의 눈길로 보내렵니다

사랑은 부질없이 붙잡는 게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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