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시간 57 봄꽃에게 물었어요
봄꽃들의 감성 대답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봄꽃들에게
살며시 물어보았습니다
꽃은 왜 피는 거냐고
헐~ 참 어이없는 물음이라며
봄꽃이 향기로이 배시시 웃더니
감성 충만한 목소리로
이렇게 대답합니다
'지는 법을 배우려고 피어나는 거야'
꽃 진 자리에서
초록으로 돋아 오르는
새 잎들에게도 물어보았습니다
잎은 왜 나날이 푸르러지냐고
'초록으로 무성해져서
자신을 가릴 줄 아는 법을 배우는 거지'
잎이 없는 빈 나무로 휑하니 서 있기보다
바람에 흔들리기 위해서라고
대답하는 새 잎들도 있어요
빈 나뭇가지로는 바람을 붙잡을 수 없으니
나뭇잎 살랑이는 바람과 함께
이리저리 나부끼며
세상 구경 나서기 위해서라고~
열매가 동글동글
고운 빛으로 맺히는 이유를
나는 묻지 않았습니다
묻지 않아도 알 것 같았거든요
곱고 영롱하게 대롱대롱 맺혔다가
미련 없이 내려앉고
겁내거나 당황하지 않고
아무 두려움 없이 빗방울처럼
떨어지는 법을 배우기 위해서라고
그렇게 대답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