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시간 58 거울공주 울 엄마
자매들의 뷰티살롱 35
거울공주 울 엄마 잘 지내시는지
큰길 하나 건너 바로 곁에 있어도
우르르 엄마 생각이 날 때면
베란다로 나가 엄마네 집 쪽을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하양 분홍 노랑으로 사이좋게 피어나는
봄꽃들이 사방에 지천이지만
핑크공주 울 엄마 다정히 손잡고
꽃놀이도 못 가는 봄날이
바이러스로 어수선한데
오늘따라 바람까지 소란스러워요
지난해 봄에 이어 올봄까지
봄날 내내 부질없이 중얼거리다가
벚꽃 엔딩은 나 홀로 하고 말았죠
초록 잎새들 비뚜름이 돋아나는
벚꽃비 내려 쌓인 벚꽃길 걷다가
엄마한테는 분홍 빗 하나 사드리기로 하고
내 맘은 하늘색 빗이지만
엄마는 분홍을 좋아하시니
분홍 하늘 둘을 들고 잠시 망설이다가
엄마 색 분홍으로 골랐어요
역시나 엄마는
한눈에 이쁘다~고 좋아하셨죠
동생 그라시아가 오늘은 와인 공주라며
와인색 블라우스에 와인 색 체크바지에
자목련 빛깔의 봄 재킷까지 입혀드렸어요
벚꽃 다 떨어진 벚꽃길 아래
와인 공주 울 엄마
자목련처럼 활짝 웃으십니다
바람이 휘이~ 불어오니
'바람아 불어라 버찌야 떨어져라'
그리고는 또 환하게 웃으십니다
버찌는 아직 맺히지도 않았지만
금방 버찌의 계절이 오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