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시간 61 나는 희망한다
영화 '쇼생크 탈출'
오래전 영화라
오래전에 보았습니다
두 장면이 또렷이 기억납니다
6년 걸려 도서관 후원을 받아낸
앤디(팀 로빈스)가 후원 물품 속에서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음반을 찾아
턴테이블에 걸고 볼륨을 높이고
간수가 들어 있는 화장실 문을 걸어 잠그고
모차르트의 아리아를 들으며 누리는
달콤한 자유의 순간~
레드가 말합니다
'두 명의 이탈리아 여자들이
무슨 소리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알고 싶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 짧은 순간에
우리 모두는 자유를 느꼈다'
20년에 거쳐 땅을 파고
마침내 무릎 꿇고 두 팔 높이 펼치며
새처럼 자유를 외치는 앤디의
꿈같은 자유의 순간~
토요 명화로 다시 보면서
새록새록 되살아난 기억 속에는
봄날 초록 잎사귀와도 같은
희망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새털 같은 자유와
풀잎 같은 희망은
다정한 친구 사이인가 봅니다
레드(모건 프리먼)가
돌담 곁 나무 밑에서 찾아낸
흑요석 아래 묻혀 있는 상자 속
앤디의 편지에 적혀 있던
'희망은 좋은 것이고
어쩌면 가장 소중한 것이고
좋은 것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라는
희망의 문구가 유난히 반갑습니다
물론 가슴 먹먹한 순간들도
다시 볼수록 뭉클합니다
모차르트 아리아를 틀어주고
2주간 독방 신세를 져야 했던 앤디가 말하죠
'모차르트가 친구가 되어 줬지
머릿속에 음악이 있었어
마음 안에도
그래서 음악이 아름다운 거야
그건 빼앗아갈 수 없는 거니까'
그렇군요
우리들 생각과 마음속에서
살아 숨 쉬는 고귀한 것들은
빼앗아갈 수 없는 것이죠
빼앗겨서도 안 되는 것이고요
앤디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죠
레드가 말하듯이
'그는 처음부터 다른 죄수들과 달랐다
걷고 말할 때 조용한 구석이 있었다
세상 걱정 없이 공원을 산책하는 사람처럼
투명옷을 입고 있는 것처럼'
가석방 후
현실에 적응하지 못한 브룩스가
세상을 떠나며 벽에 새긴
'브룩스 여기 있었다'
단 세 마디에
브룩스의 아픔이 느껴집니다
평생을 쇼생크에서 지낸 브룩스가
가석방된 후 공원에서 새들에게 먹이를 주며
쇼생크에서 기르던
새 제이크를 그리워하는 모습도
안타깝고 안쓰럽게 스며듭니다
'처음에는 담장을 원망하지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익숙해지고
나중에는 의지하게 되지
그러다가 결국엔
삶의 일부가 되어버리는 거야'
레드의 말속에
길들여진다는 의미가 묵직하게 들어있죠
'브룩스 여기 있었다'
그 곁에 레드도 자신의 이름을 새깁니다
'레드도 있었다'
그러나 레드는
포기하거나 주저앉지 않고
앤디라는 희망을 찾아 나섭니다
"앤디를 만난다는 생각에 흥분이 되어 앉아있기조차도 힘들었다
자유로운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흥분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지금 자유인만이 할 수 있는
결말이 불확실한 여행을 하고 있다'
레드의 엔딩 대사에 반합니다
'부디 국경을 무사히 넘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
내 친구를 만나 따뜻한 악수를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태평양이 내 꿈에서처럼
푸르름으로 가득하기를 희망한다
나는 희망한다'
그는 결말이 불확실한 미래를 향해
달려가는 자유인이죠
희망을 희망할 자격이 있는
자유인입니다
다시 또 앤디의 말을 믿어봅니다
희망은 좋은 것이고
가장 소중한 것이며
좋은 것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