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시간 89 그냥 웃고 싶을 때

영화 '고잉 인 스타일'

by eunring

비현실적인 이야기입니다

꽃할배 3인조의 은행털이 작전

말도 안 되는 이야기입니다

어설프고 뜬금없지만 그 나름 진지해요

그러니까 유쾌할 수밖에요


낭떠러지 같은 막막한 현실과 마주하는

모건 프리먼과 마이클 케인 그리고 알라 아르킨

세 꽃할배우정 연기가 유쾌한 웃음을 주고

나이가 든다는 것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툭툭 던지기도 하지만 어둡지 않아 좋아요


조(마이클 케인)의 손녀

'키싱 부스'의 주인공으로 나오는 조이 킹의

어리고 귀엽고 깜찍한 모습도 사랑스럽고

앨버트(알라 아르킨)와 사귀게 되는

애니 역의 우아하고 로맨틱하게 나이 든 꽃할매

앤 마그렛의 모습을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1979년 영화를 리메이크했다죠

그러니 비현실적일 수밖에요

은퇴 후 맛없는 커피와 파이를 먹으며

평범하고 무료한 일상을 지내다가
은행강도 사건에서 영감을 받아

은행을 털어볼 생각으로

꽃할배 세 친구가 똘똘똘 뭉칩니다


평생 일한 철강회사의 합병으로

연금을 못 받게 데다가

조(마이클 케인)는 딸과 손녀와 함께 사는

아파트를 압류당할 처지에 놓입니다

윌리(모건 프리먼)는 신장 이식을 받아야 하는 처지에 돈이 없어 멀리 사는 손녀딸도

보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죠


더 이상 잃을 것도 없다는 조를 향해

은행을 털면 목적이 생기냐고 묻는 앨버트에게

목적 대신 돈이 생긴다는 조의 대답이 웃퍼요

윌리의 생일 축하 파티에서

소원을 빌라고 하자 빙긋 웃다가

후 촛불을 꺼버리는 윌리는

생일날 소원을 늘 비밀로 했으나

1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조에게 소원을 말하죠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원하고

일 년에 한 번은 가족을 만나고 싶고

원할 때 언제든 파이를 먹고 싶다는

윌리의 눈빛에 진심이 그렁합니다


더 이상 잃을 게 없으니

더도 덜도 말고 받아야 할 연금만 챙기자는

조와 윌리의 은행털이 제안에

감옥에서 죽고 싶지 않다고 거절하던

앨버트도 의리로 함께 합니다


꽃할배는 유쾌한 은행털이를 위해

동네 마트에서 식료품 털이를 연습하지만

어설프게 실패하고는 제대로 은행을 털기 위해

전문털이범에게 족집게 강습까지 받는

열정으로 똘똘똘 뭉치는데요


조가 앨버트에게

몇 살이나 살 수 있겠느냐고 묻자

자신은 운이 안 좋으니

백 살까지 살 거라는 앨버트의 대답에

그럼 자신들의 장례식 연설을 해달라는

윌리의 말이 웃퍼요


자신들이 받아야 할 연금 액수만큼만 털고

더 많을 경우에는 자선단체에 기부하겠다는

꽃할배 은행털이 작전은 우여곡절 끝에

성공 아닌 성공을 거두고

'누구나 파이 한 조각은 먹을 자격이 있다'는

메모를 얹은 큼지막한 파이 밑에

돈뭉치를 넣어 이웃들과 나누는 결말이

엉뚱하고 비현실적이지만

그런대로 재미납니다


같이 늙어가며 함께 울고 웃는 친구가 있어서

행복하다는 조의 훈훈한 축사와 함께

앨버트와 애니와의 결혼식으로

해피엔딩~


그냥 웃어보는 한 편의 영화 속에도

인생의 아픔과 가족에 대한 사랑이 있어요

나이 든 꽃할배 배우님들이

진심 눈빛으로 쌓아가는

사랑과 우정과 의리도 보기 좋고

더구나 해피엔딩이니 유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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