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시간 116 마음의 연등 하나
그리움의 꽃등을 켜요
언젠가 정다운 친구님들과
길상사 나들이를 했던 생각이 납니다
봄꽃들이 피어나던 계절로 떠오르지만
기억이란 때로 제 맘대로 피어나는
길섶의 풀꽃과 같아서
어쩌면 그날이 피어나는 봄이 아니라
저무는 봄날이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아니면 뜨거운 여름이었을지도
어쩌면 바람 부는 가을이었을지도 모르지만
곱고 사랑스러운 봄날의 기억으로 머무르는 건
함께 한 시간이 아련한 그리움 안고
봄꽃으로 피어나는 까닭이겠죠
그리움의 꽃등을 켜듯이
길상사에 연등이 걸렸다는 소식이
문득 반갑고 한편으로는 아쉽고
또 한편으로는 와락 그립습니다
꽃이 되어 피어난 연등마다
그리운 이름 하나씩 불러봅니다
수연성 안락화 여민선 원행심
그리고 훈남이~^^
한 송이 빨강 꽃등은
원행심 보살님의 미소를 닮았습니다
길가의 민들레 일편단심으로 피어난
노랑 저고리 연등은 안락화 보살님이고
높고 푸른 가을 하늘빛 파랑 치마 연등은
여민선 보살님의 꽃등이죠
보랏빛 향기 뿜뿜 수연성 보살님은
보랏빛 연등으로 웃으시네요
훈남이의 초록별로 반짝이는
봄날의 잎사귀 닮은 초록 연등이
살랑살랑 봄바람에 나부끼며
나 잘 있다고 웃으며 속삭이는 것 같아요
하늘에 매달린 울긋불긋 연등은
그리움의 무지개로 피어나
봄비처럼 촉촉하게 마음을 적시고
연못 물에 비친 연등은
소망과 기쁨의 꽃등으로 피어나
곧 오실 아기부처님을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