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시간 123 백조의 노래
생상스 '백조'
OBS '와일드 프랑스' 시즌 2에서
백조들이 사랑을 구하는
우아하고 환상적인 춤을 보며
물아래 발짓을 생각하니
아름답다는 말이
차마 나오지 않았어요
구애(求愛) 춤을 추는 백조들은
발레리나처럼 우아하지만
백조의 노래는 안타까워요
백조는 평생 울지 않다가
죽기 전에 단 한번
아름다운 소리로 울다 죽는다는
전설이 있다고 해요
그래서일까요
화가나 음악가 배우 등
예술가의 마지막 작품을
백조의 노래에 비유한답니다
슈베르트의 마지막 가곡집이
'백조의 노래'인데요
서른한 살에 병으로 세상을 떠나며
생애 마지막 여름에 작곡한
열네 곡의 예술가곡이랍니다
안무가 미하일 포킨이 만들어
발레리나 안나 피블로바에게 헌정한
'빈사(瀕死)의 백조' 발레 작품에
생상스의 '백조' 음악이 흐르는데요
프랑스의 작곡가 카미유 생상스가
쉰한 살에 오스트리에서 휴가를 보내여
풍부한 상상력을 발휘하여 작곡한
재치 있고 아기자기한 관현악 모음집
'동물의 사육제' 열세 번째 곡이랍니다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에는
'두 대의 피아노 두 대의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더블베이스 플루트 클라리넷
하모니움(풍금) 실로폰 첼레스타를 위한
동물학적 환상곡'이라는
길고도 익살스러운 부제가 붙어있답니다
열네 개의 짧은 악장으로
온갖 동물들을 표현했는데요
오펜바흐의 '지옥의 오르페우스'에 나오는
'캉캉'을 느리게 편곡해 제4곡 거북이를
베를리오즈의 '요정의 춤'을
더블베이스 독주로 편곡해 제5곡 코끼리를
자신의 작품 '죽음의 무도'와
로시니의 '세비야의 이발사'와
프랑스 민요 등을 차용해
제12곡 화석을 표현했다는데요
14곡 중 생상스는 생전에
열세 번째 곡 '백조' 한 곡만
출판을 허락했답니다
왜냐면요~
생상스는 작품집에 드러난 소탈한 모습을
대중들에게 내보이고 싶지 않았다고 해요
진지한 작곡가로 여겨지기를 바랐던 거죠
더구나 풍자적인 작품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을
바라지 않았기 때문에
생상스의 사후에야 전곡이 출판되었답니다
제13곡 '백조'는
풍자적인 느낌이 전혀 없고
고전적인 우아함으로 가득하답니다
선율이 빼어나게 아름다워
첼로 독주용 편곡이 유명하고
발레 공연에서도 자주 연주하기도 한다죠
죽기 전날까지도 작곡을 했다는
생상스와 죽을 때 비로소 노래를 부른다는
백조는 비슷한 듯 어울립니다
그는 '사과나무가 사과를 맺듯이
운명처럼 작품을 썼다'라고 말했대요
'일체의 구속에서 벗어난 자유'라는
사육제의 정신을 담아
구성이나 형식에서 과감히 벗어나
웃고 즐길 수 있는 소탈함과
자유분방함 속에 유머와 재치
그리고 섬세한 아름다움을 담았다고 합니다
우리말로 고니라 부르는 백조는
가족 간의 유대가 강한 새랍니다
사랑과 감사의 달 오월에 듣는 '백조'는
가족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이
잔잔히 스며들어서인지
더욱 우아하고 감미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