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시간 140 장미의 시간
장미는 사랑입니다
울 동네에도 매년 이맘때면
장미축제가 열리는
고즈넉한 덩굴장미 골목이 있어요
올해도 덩굴장미는 해사한 미소로 피어나
지나는 이들의 눈길을 붙잡고 있지만
장미축제를 기대하는 마음은
이미 접은 지 오래~
그래서일까요
발걸음을 붙잡는 장미의 표정도
그다지 야무지지 않아 보여요
그냥 지나가세요
가던 길 가세요~라고
나직하게 소곤거리는 듯
울 동네 유난히 색깔 고운
분홍 덩굴장미가 어우러진
초등학교가 있어서
일부러 길을 돌아가기도 했는데
얼마 전 담장 공사로
덩굴장미를 거두어버렸어요
그래도 가끔 그 길을 걸으며
향기로운 기억을 되살리기도 합니다
존재가 사라져도 기억은 남는다는 것이
다행이고 또 고맙다는 생각이 들어요
붉은색과 하얀색과
수줍은 분홍으로 피어나는
덩굴장미의 다른 이름이
덩굴찔레라죠
넝쿨장미라고 부르기도 하고
줄장미라는 이름도 익숙합니다
장미는 꽃의 색깔마다 꽃말도 다르죠
붉은 장미는 열정적인 사랑을
순백의 장미는 청순한 사랑을
수줍은 분홍 장미는 사랑의 맹세를
노란 장미는 완벽한 사랑을 의미한다고 해요
세상에 없는 완벽을 찾다 보면
질투 어라 마음이 되기도 하는 걸까요?
노란 장미의 꽃말에 질투도 있어요
예쁘고 아름다우니
질투도 따르는 거라고 생각하면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어쨌거나 덩굴장미 덕분에
오월의 울타리들이 눈부시게 아름다워요
장미축제는 이미 마음 안에 열리고
꽃의 색깔과도 상관없이
장미는 사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