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시간 214 나리꽃이라 불렀더니

원추리꽃이 배시시 웃네요

by eunring

친구님이 숲길에서 만난

노랑꽃 사진을 보내주었어요

나리꽃인 줄 알았는데

원추리꽃이랍니다


나리꽃이라 불렀더니

원추리꽃이 배시시 웃어줍니다

원추리꽃더러 나리꽃이라고 했으니

두 꽃님들께 큰 실례를 하고 말았습니다


원추리꽃과 나리꽃은

둘 다 여름에 피는 여름 자매 꽃이라

얼핏 보면 비슷해 보이지만

잎이 서로 다르답니다

원추리는 잎이 난초처럼 피어나

신사임당의 그림 '원추리와 개구리'에도

고운 자태 뽐내며 우아하게 등장하죠


꽃대가 길게 올라와 하늘을 향해 피어나는

주홍 노랑 원추리꽃은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지는 하루살이 꽃이랍니다

날마다 새롭게 피어나는 나팔꽃처럼

매일 새 마음 새 꽃인 거죠


주홍색 꽃잎에 콕콕 주근깨가 박힌

나리꽃은 수술이 굵고 진해서

손톱을 주홍빛으로 물들이기도 하는데요

하늘을 향해 피어나는 하늘나리도 있고

고개를 다소곳이 수그리고 피어나는

참나리도 있답니다


그런데요

나리를 백합이라고 부르는데

흰 白이 아니라 일백 百이랍니다

양파처럼 생긴 알뿌리가

여러 겹의 비늘로 되어 있어서

일백 百 백합百合이래요


앉으면 모란 서면 작약

걸으면 백합이라는 말도 생각납니다

앉으나 서나 걷는 모습까지도

빼어나게 고운 미인이라는 건데요


모란이 질 무렵 작약이 피어나고

작약이 고개 떨굴 무렵 백합이 피어나니

미인은 자나 깨나 한결같이

아름다운 미인이라는 생각에

혼자 웃습니다


미인은 이래도 저래도 미인

어제도 오늘도 내일까지도

여전히 미인인 거죠

해맑은 노랑원추리꽃도

어김없이 다소곳 미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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