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시간 240 저녁놀 곱게 물드는 창가에서

모차르트 '플루트 협주곡 1번 K.313'

by eunring

더운 날씨지만 하늘 맑고

저녁놀 물드는 구름 잔잔히 예쁜 날

해 질 무렵 듣는 플루트 소리가 참 좋아요

아들 어릴 적에 플루트를 배우게 하려고

악기 상가에 가서 플루트를 사던 생각이

문득 떠오릅니다


알토 리코더를 독학으로 배우던

그리운 친구 생각도 뭉게뭉게~

우리 집 어딘가에 고이 간직해 둔

리코더 생각도 고개 내미는 여름 저녁
초록 풀잎을 동그랗게 말아

피리를 불던 어릴 적 동무 생각도

뉘엿뉘엿 저녁놀 따라 곱게 떠오릅니다


풀잎을 돌돌 말거나 접어서

입으로 후~ 불면

풀잎이 떨리면서 소리가 나는데

싱그러운 풀잎피리 소리에는

풋풋한 향기가 묻어나서 참 좋았어요

아무리 해도 나는 안 되는데

친구는 풀피리로 고운 소리를 내서

속으로 부러웠던 기억도

비죽 고개 내밀어요


풀피리를 불듯이

나무나 금속 등의 관을 입으로 불면

관 속의 공기가 진동하면서

소리가 나는 악기를 관악기라고 한다죠

악기의 재료에 따라 나무로 만들면 목관악기 금속으로 만들면 금관악기라고 한답니다


나무로 만든 목관악기 중에서

가장 오래된 악기가 바로 리코더래요

학생 시절 음악시간에 리코더 시험을 볼 때마다

마음대로 불어지지 않아 속 터지던 생각이 납니다

리코더는 원래 나무로 만든 악기였는데

맑고 순박한 음색이 사랑스럽지만

소리가 작고 풍부하지 않은 탓에

플루트에 밀려나게 되었다는군요


맑고 고운 소리를 내는

플루트도 목관악기랍니다

요즘엔 거의 금속 재료로 만들지만

처음에는 나무로 만들었기 때문이래요


목관악기는 리드가 있는 악기와

리드가 없는 악기로 나뉘는데

세로 피리인 리코더와

가로피리인 플루트는 리드가 없고

리드가 없는 악기는 입으로 불어넣은 공기가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소리를 낸답니다


음악 천재 모차르트는

플루트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고 해요

당시 플루트는 불완전한 악기여서

음정도 정확하지 않고 음조도 고르지 못해

맑고 깨끗한 음색을 좋아하는 모차르트가

'참기 힘든 악기'라고 말하기도 했다는군요


그러나 음악의 도시 만하임에서 만난

궁정악단의 플루티스트 벤틀링 덕분에

플루트의 매력에 빠져들게 되었다고 하죠

모차르트의 '플루트 협주곡 1번'은

플루트의 장점과 매력을 잘 그려낸 곡으로

3악장 피날레 부분에 대해

'세련된 영혼과 신선한 창의가 깃들어 있다'는

음악학자 알프레드 아인슈타인의

찬사를 받기도 했답니다

밝고 경쾌한 노랑이나 주홍이

잘 어울리는 음악이라는

재미난 연구 결과도 있다고 해요


그래서일까요

모차르트의 '플루트 협주곡 1번'은

금빛 저녁놀 곱게 물드는 창가에 앉아

귀 기울여 듣기에 좋은 음악입니다

그리운 지난 시간들이 소곤거리고

보고픈 사람들의 얼굴이 미소로 다가오듯이

귓전을 울리며 마음에 젖어들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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