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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ring Feb 19. 2024

초록의 시간 697 다시 바라보다

리스펙트라는 말

나를 바라봅니다

그리고 중얼거려요

리 스 펙 트~


정말 그러고 싶어요

내가 나를 다시 바라보고

내가 나를 리스펙트 하고 싶어요

존경까지는 아니더라도

나를 존중하고 싶습니다


전에는 몰랐습니다

내가 참 많이 부족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질지 못해 허우적댄다는 걸


내가 나를 가만 바라보니

이제 조금 알 것도 같아요

많이 부족하고 한참 모자란데

차마 모질지도 못해서 버겁고

또한 아프고 고단하다는 것을요


마음을 준다면서

부담을 준 건 아닌지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었으나

오히려 짐이 되지는 않았는지

디딤돌 하나 툭하니 놓고 싶었는데

오히려 걸림돌이 되어버린 건 아닌지

가끔은 전혀 어울리지 않게

조신한 반성모드 on


본다는 것에 대해

곰곰 생각해 봅니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 멀어지듯이

보지 않으면 알지 못하는 거니까요

알지 못하면 생각할 수 없고

생각하지 않으면 그 또한 

마음에 담을 수 없는 거죠


사람 몸이 천 냥이라면

눈이 구백 냥이라는 말은

생각할수록 옳아요

눈은 마음의 창이니까요


마음에 들 때 눈에 든다고 해요

눈을 마음의 창이라고 하는 건

눈에 들어야 비로소

마음에도 들어서기 때문이죠


익숙하지 않고 낯설 때

눈에 설다~ 

잊히지 않고 눈앞

자꾸 떠오를 때 눈에 선하다~

잊으려 해도 자꾸만

아른아른 눈앞에 보일 때

눈에 밟히다~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하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다~고 하니까요


유명 영화의 대사 '사장님 리스펙'으로

귀에 익숙하고 친숙리스펙트(respect)

라틴어 레스피세레(respicere)에서

유래가 된  밀이랍니다

다시 보다~ 반복해서 보다~

다시 바라보다~라는 말에서 왔다는데

존경과 존중을 뜻하는 말이래요


다른 사람의 가치나 품격

그 사람의 능력과 표현 등을

내 기준에 따라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수긍하고 인정한다는 의미랍니다


다른 사람을 바라보듯

가만 나를 들여다보니

있는 그대로의 내가 보여요

징검다리 같은 내가 보이기도 하고

어설픈 디딤돌 같았다가

삐그덕 걸림돌이 되기도 하는

갈팡질팡 내가 보입니다


누군가에게 걸림돌이 되는

나는 쓱싹 워버리고 싶으나

그 또한 내 일부이니 살살 달래고

둥글게  다듬어서 작고 보잘 것 없어

제법 단단하고 어딘가에 쓸모 있는

디딤돌 하나가 되는 나를 상상하며

하늘을 바라봅니다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가능하면 존중까지 해 주면서

먼저 나 자신을  위한

디딤돌이 되어야죠


그 누구도

세상의 중심이 될 수 없으나

나 스스로 반듯한 중심이 되어야

오락가락 흔들리지 않고

반듯하게 걸어 나갈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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