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 이미 지났으니
이즈음 내리는 비는
겨울비인가 봄비인가~
친구에게 물었더니
또르르 답이 굴러왔어요
겨봄비~ 랍니다
겨울비 속에도 봄이 스며 있으니
겨울비도 아니고 봄비도 아니고
겨울비도 되고 봄비도 되는
겨봄비 맞습니다
휘이 들러보면 어디에나
아직 버티고 있는 겨울의 빛 속에
꼼지락대며 봄이 숨어 있으니까요
빛바랜 듯한 겨울 풍경 속에
봄날의 설렘이 꼬물대고 있으니
보물 찾기라도 하듯
봄이라는 보물을 찾아볼까요
보물은 늘 익숙한 곳에
무심히 스쳐 지나는 곳에
나 찾아봐라~ 하듯이
눈을 반짝이며 숨어 있죠
숨바꼭질을 할 때도
머리카락 하나 눈에 보이지 않게
꽁꽁 숨어버린 친구들은
너무나 뻔한 곳이라
무심히 스쳐 지나가는 곳에
까르륵 웃음 참으며 숨어 있어요
숨은 그림 찾기를 할 때도
설마 아니겠지 아닐 거야
건성으로 지나치기 쉬운 자리에
에헴~ 답이 숨어 있곤 해요
보물 찾기를 하거나
숨바꼭질을 하듯이 그리고
숨은 그림 찾기를 할 때처럼
숨은 봄 찾기 놀이를 해 볼까요
봄은 분명 가까운 데 있어요
행복이 그러하듯
건너뛰기 쉬운 곳에
무심히 지나기 쉬운 곳에
나 잡아봐라~ 히죽 웃고 있겠죠
봄이 온다고
뭐 그리 뾰족한 수가 있는 것도 아니고
지나쳐 가는 겨울에 대한
미련과 아쉬움이 후회를 몰아오지만
뒤돌아보며 후회 따위 하지 말아요
지난 일이 아쉬우면
잠시잠깐 반성하면 되고
후회는 이미 한 일에 대해서가 아니라
아직 하지 못하고 머뭇대는
그런 일에 대해 하는 거니까요
이미 지난 시간 붙잡아 앉힐 수 없고
엎질러진 물은 주워 담을 수 없으니
주저앉기 전에 말끔히 닦고
다시 시작해야죠
오는 듯 마는 듯
가까이인 듯 아닌 듯
봄처럼 꼼지락거리며
새로이 시작해 보기로 합니다
나를 기다리는 시간들이
친절하거나 상냥하지 않더라도
매서운 꽃샘바람이
길 모퉁이에서 기다리고 있을지라도
연둣빛으로 다가올 봄날을 향해
작지만 소중한 첫걸음
힘차게 내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