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시간 259 보라보라 가지꽃 사랑
가지 밥 한 그릇에 담긴 사랑
노랑노랑 호박꽃도 곱지만
보라보라 가지꽃도 사랑스러워요
자줏빛 꽃받침에 연보랏빛 가지꽃의
꽃말까지도 아름답습니다
진실이라는 꽃말을 가졌으니
탱글탱글 진보랏빛으로
진실한 열매를 맺는 거죠
어릴 적 여름 밥상에
가지나물이 붙박이 반찬이었는데
철부지 어린 눈에는
뭉글뭉글한 가지나물이
고스란히 어른 반찬으로 보여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어요
엄마가 솥에 밥을 지으실 때
밥물이 뽀그르르 잦아들 무렵 솥뚜껑 열고
밥 위에 보랏빛 가지를 얹어 쪄낸 후에
손으로 죽죽 가늘게 찢어
갖은양념에 무치고 깨소금 솔솔 뿌리면
참기름 냄새 꼬숩게 풍기는
부드러운 가지 나물이 되었어요
하얀 쌀밥에 가지 물이 들어
보랏빛이 감도는 밥이 신기하고
밥 위에서 쪼글쪼글해진 가지에
조르르 밥알이 붙은 것도 재미났었죠
부드럽고 감칠맛 나는 가지나물은
늘 소화제를 달고 사시던
아버지의 최애 반찬이어서
착하게도 몽땅 아버지께 양보했던
어린 날의 기억이 아련히 떠오릅니다
한여름 가지도 맛있지만
가을이 되어 선선한 바람이 불면
수분이 줄어 단단해지고
단맛도 한결 깊어진 가을 가지가
보들보들한 여름 가지의 맛과는
또 다른 풍미를 지닌답니다
가을이 오면 가지 튀김을 해 먹고 싶어요
더위에 지친 마음은 성급하게도
청명한 가을을 향해 달려가지만
아직 매미소리 한창인 무더위 한복판이니
번거로운 가지 튀김 대신
간편하게 한 접시 밥으로 애용하신다는
사랑 친구님의 가지밥에 더 손이 갑니다
사랑 친구님의 명랑 가지 밥 레시피
잠시 복습해 봅니다
'가지 도톰하게 썰어 식용유에 볶다가
맛간장 한 큰 술 두르고
멥쌀과 찹쌀 위에 올려 냄비밥을 지어요
쪽파와 홍고추 송송 썰어 넣고 양념장 만들어 비벼 먹으면 부드럽고 맛납니다
양념장용 쪽파와 홍고추 조금
가지 밥 위에 고명으로 뿌리니
명랑한 색이 되네요'
사랑 친구님의 명랑 가지밥 먹고
명랑 여름 즐겨봐야죠
고추잠자리 날아오르기 시작하며
여름도 막바지에 접어들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