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시간 306 참사랑

꽃무릇 사진을 보며

by eunring

사랑하니 알고 싶고

알고 싶으니 자꾸 보고 싶고

더 깊이 눈여겨 들여다보게 됩니다


보고 싶은 생각이

눈에 남고 마음에도 남아

눈에 듬뿍 담아두고 싶고

마음에도 찰랑찰랑 간직하고 싶죠


한 걸음이라도 가까이 다가서서

옷자락이라도 가벼이 바람인 듯 스치다가

손끝이라도 한 번 닿고 싶고

손 내밀어 덥석 잡고 싶고

두 팔 벌려 안고 싶고

함께 하고 싶은 일렁임으로

곁에 두고 싶은 거죠


사랑해서 갖고 싶고

사랑하니 내 것으로 곁에 두며

사랑을 이유로 내 맘대로 하고 싶지만

내 것이 아니니 내 맘대로 할 수 없고

금덩이가 아니니 숨겨둘 수 없고

더구나 옷이 아니니 걸쳐 입을 수도 없고

거래가 아니니 주고받을 수도 없어

조바심을 내는 게 사랑이라면

사랑이 아닌 욕심일 뿐~


사랑하니 놓아주고

사랑할수록 눈 감고 건너뛰며

사랑하기 때문에 날개를 달아주고

활짝 날개 펴고 날아오르도록

바람이 되어 주는 것이

참사랑인 거죠


꽃과 잎이 서로 만나지 못하는

애타는 그리움마저도 드러내지 않고

적당히 마음의 거리를 둔

꽃무릇 두 송이가

내 눈에는 참사랑으로 보입니다


사랑할수록 한 걸음 멀리

그리울수록 한 박자 느리게

우물처럼 깊이 간직하고

한 치수 큰 옷처럼 넉넉하게 안아주는 것이

참사랑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요


너무 얕으면 뻔해서 재미없고

지나치게 서두르면 숨이 가쁘고

넘치게 가까우면 오히려

숨이 막힐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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