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19 고맙다

고맙다

by eunring

고맙다~고 중얼거려본다

고맙다는 말은 큰 소리로 말하는 것보다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하는 게 어울린다

사랑한다고 크게 외치면 어색하듯이


고맙다는 말도

사랑한다는 속삭임처럼

손수건 내밀듯 살며시 건네야 한다

공 던지듯 덥석 던지지 말고

축구공처럼 발로 차지도 말아야 한다


고맙다고 낮은 소리로 말해본다

손끝으로 살짝 스치기만 해도

손끝에 상큼한 초록 향기가 스미는

로즈마리 초록 이파리들에게

고맙다고 말을 건네본다


바람이 푸른 옷소매로

로즈마리를 스칠 때

바람의 소매 끝에 묻어오는

상큼 향기가 감미로워서

바람에게도 고맙다고 말해본다


바람 자락에 실려

로즈마리 향기가 멀리 날아가듯이

바람의 옷소매 붙잡고 바람과 함께

바람처럼 날아오를 수 있으니

고마운 일이다


몸은 비록 제자리걸음이지만

로즈마리 덕분에 향기롭고

바람 덕분에 바람 여행도 할 수 있으니

세상엔 고맙다고 말할 일들이 참 많다


고맙다고 말을 건넬 수 있는

나를 둘러싸고 있는 세상 모두가

참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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