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시간 346 까마귀 알 형제와 피자 한 판
영화 행복까지 30일
인도 영화가 제법 괜찮아서 챙겨봅니다
사랑스럽고 귀여운 형제가 나오는
코미디 영화라니 더 괜찮을 것 같아요
음악도 어김없이 신나거든요
페리안(비네시)와 차이나(라메시)
어린 형제는 까마귀 알 형제라고 불린답니다
형은 큰 까마귀 알이고 동생은 작은 까마귀 알
아빠는 감옥에 있고 할머니와 엄마랑 사는데 너무나 가난해서 달걀 살 돈이 없어
까마귀 둥지에서 알을 몰래 꺼내 먹거든요
그런데요~
까마귀 알 형제에게 목표가 생겼답니다
행복까지 30일이라는 거창한 꿈인데요
까마귀 둥지가 있는 나무가 서 있던 공터에
멋진 피자가게가 떡하니 생기고
개업식에서 심부라는 유명 연예인이
맛있게 피자를 먹는 모습을 보고
피자 한 판의 희망에 빠져들어요
피자 전단지를 보며 피자앓이를 하는
가여운 까마귀 알 형제를 위해
할머니가 쌀 반죽으로 피자를 만들어 주시는데
반죽 위에 토마토와 피망만 올망졸망
주우욱 고소하게 늘어나는 치즈가 없는
할머니의 피자가 형제의 마음에 차지 않아요
처음으로 피자 냄새를 맡고 난 후
피자 한 판 값인 300루피를 모으기 위해
야무지게 30일 계획을 세운답니다
하루 종일 기찻길에 떨어진 석탄을 주워 팔면 간신히 10루피쯤 벌게 되니까
하루에 10루피씩 30일이면
피자 한 판 값을 모아 피자를 먹을 수 있다는
계산 끝에 석탄 줍기 외에도 전단도 돌리고
청소와 물 배달일도 닥치는 대로 하다가
하마터면 키우던 강아지까지 팔아넘길 뻔하죠
어쨌거나 300루피를 모으긴 모았는데
피자 한 판 먹기가 쉽지 않아요
분명 주머니에 피자 값이 있는데도
형제의 남루한 차림새 때문에
야속한 경비 아저씨가 문을 막아서거든요
까마귀 알 형제와 친구처럼 지내는
과일주스 아저씨에게 물었어요
어떻게 하면 되느냐 묻자
어떤 사람들은 겉모습만 보는데
형제의 모습이 너무 가난해 보인다고
과일주스와 쌀죽을 자주 먹는
과일주스 아저씨가 친절하게 알려줍니다
새 옷이 필요해진 까마귀 알 형제는
부자 친구에게 옷을 사는 쇼핑몰이 어딘지 물어요
친구가 건네는 피자 한 조각을 거절하고
다시 과일주스 아저씨를 찾아가는데
형제를 위해 창고에서 훔친 석탄 때문에
과일주스 아저씨는 도망자 신세가 되고 말아요
형제는 부지런히 일을 해서 옷 살 돈을 모아
기어이 새 옷을 구해 입고 피자가게로 가는데요
이번에는 큰 까마귀 알이 피자가게 매니저에게
뺨을 얻어맞고 형제는 또 쫓겨납니다
할머니가 돌아가시자 까마귀 알 형제는
피자에 대한 꿈도 버리게 되죠
그런데 일은 거기서 끝나지 않아요
동네 양아치가 큰 까마귀 알이 매니저에게
뺨을 맞는 영상으로 피자가게 사장을 협박해
돈을 받아내려는 계획을 세우는데
양아치의 부하가 그 영상을
방송국으로 보내는 바람에
뉴스에 소개가 되거든요
자신들의 모습이 뉴스에 나오자
겁을 집어먹고 달아나 과일주스 아저씨와 함께 바닷가여서 노는 까마귀 알 형제는
엄마가 찾아오자 머뭇거리다가 활짝 웃어요
경찰차를 타고 돌아오는 길에
까마귀 알 형제를 기다리고 있는
피자가게에 들르게 되는데요
기다리던 사진기자들의 플래시 세례와
늘어서서 환영하는 직원들의 안내를 받으며
자리에 앉아 피자 대접을 받게 됩니다
엄마는 유리문 밖에 서 있고
공짜 피자 맛있게 언제든 먹으라는 사장은
머뭇거리는 형제에게 활짝 미소와 함께
피자 조각을 들어 먹여주는 친절까지 베풀죠
밖에서는 동네 주민들의 항의가 빗발치는데
놀라운 업적 운운하며 지역 사람들을 위해 피자가게를 열었다고 생색을 내며
부자와 빈민을 차별하지 않는다는 사장은
인도적 차원의 개선책이라며
싼 값의 피자도 팔겠다고 합니다
피자를 먹다 말고 맛있어? 형이 묻자
엄청 맛없다고 고개를 내저으며
피자가 너무 느끼하다고
할머니 피자가 더 맛있다고
웃으며 덧붙이는 동생의 말이 웃퍼요
'이걸 언제 다 먹지 형?'
가난 따위 상관없고
피자 따위 별거 아니라는 듯
해맑게 활짝 웃는 까마귀 알 형제의 얼굴에
이미 행복이 가득합니다
행복은 목표가 아니라 과정이니까요
영화의 원제목은
'Kaaka Muttai(까마귀 알)'인데
영화의 주인공 배우 형제가
실제로 빈민가에 살고 있는 소년들이랍니다
가난하지만 당당하고 씩씩하게
부지런히 사는 까마귀 알 형제의
밝고 귀엽고 순수한 모습이
더없이 사랑스럽습니다
피자 한 판에 담긴 가난이
가벼이 웃어넘길 수만은 없고
큰 까마귀 알과 작은 까마귀 알 형제의
웃음이 순수한 만큼 가슴 찡한 울림으로 남아요
까마귀 알을 본 적은 없으나
까마귀 울음소리가 들려오면
까마귀 알 형제들이 생각날 것 같아요
귀여운 형제들의 행복까지는 30일~
내 행복까지 가는 길은 며칠이나 될까요
몇 걸음이면 닿을 수 있는 행복이거나
고개 돌리면 웃고 있는 행복이면 좋겠고
그냥 지금 이 순간이 바로
금빛으로 빛나는 행복 한 줌이면
차암~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