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시간 315 뽀시락대며 뽀시락거리며

커피 친구 라면 과자

by eunring

하늘땅 별땅 라면땅~

느닷없이 웬 땅땅땅이냐고 물으신다면

유통기한에 쫓겨서라고 대답할게요


멈추고 마무르며

거리 두기까지 하다 보니

느긋하고 여유로운 만큼

자꾸만 느려지고 게을러져서

시간이 나를 쫓아오지 않는 대신

유통 기한이 조르르 나를 쫓아다닙니다


식품의 유통 기한은

음식이 만들어지고 나서

유통될 수 있는 기간을 말하죠

한마디로 식품을 판매할 수 있는 기간인데요

먹어도 안전한 소비기한도 있답니다

상품의 효력이나 효과를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유효기간도 있어요


유통 기한이 적히지는 않았으나

냉장고 안의 채소들이 자꾸만 시들해지고

마스크 덕분에 제대로 챙겨 바르지 않게 된

몇 가지 안 되는 화장품들도

줄어들지 않고 제자리걸음 중이니

유통 기한 지나기 전에

다 쓸 수 있을지 모르겠고

서랍 안에 들어있는 라면 두 개도

어느새 유통 기한 임박이라

괜스레 마음이 조급해집니다


그래서~

유통 기한 임박한

라면 살리기 모드에 돌입합니다

한때 뽀시락거리며 재미나게 먹던

뽀시래기 라면 과자를 만들면

바삭하고 고소해서

커피 친구로도 괜찮을 것 같아요


꼬불꼬불 납작하게 두 겹으로

조신하게 마주 붙어 있는 생라면을

한 겹씩 떼어내려니 쉽지 않아서

에어 프라이어에 일단 5분 구웠더니

두 겹을 한 겹으로 나누기가 수월하고

한 겹씩 펴놓고 다시 몇 분 구우니

빛깔부터 고소하게 맛나 보이는

라면 과자가 되었어요


비닐봉지에 담고 뿌셔뿌셔

설탕을 뿌려 골고루 섞어섞어

설탕이나 수프 가루를 솔솔

뿌려 먹으면 맛있다는데

단맛보다 고소한 맛이 더 좋아서

그냥 먹기로 합니다


파삭파삭 깨뜨려가며 먹는 재미가

꼬숩고 커피 친구로도 괜찮습니다

뽀시락 소리까지도 추억 돋는

철부지 기억의 맛에

기분까지 바삭하고 고소해져요


라면 과자를 친구 삼아

커피 한 잔 하실래요?

시간을 뽀시락대며

그리움도 함께 뽀시락거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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