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시간 317 슬픈 사랑 이야기

영화 '화피'

by eunring

그럼요 사랑은 슬퍼야 제 맛이죠

더구나 여우 요괴의 사랑이라니

귀가 솔깃합니다

어릴 적 할머니 무릎 베고 누워 듣던

구미호 이야기가 문득 생각나서

추억 돋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요괴는 요사스러운 귀신을 말하는데요

꼬리가 아홉 개씩이나 달린 구미호나

천 년 묵은 백여우처럼

전설이나 설화에 등장해

사람을 홀리기 위해

매력적인 여자로 변신하기도 합니다


꼬맹이 적에 머루눈 반짝이며

할머니에게 듣던 옛날이야기처럼

사람의 탈을 쓴 어여쁜 여우가

영화 '화피'에 나옵니다


인간을 사랑하여

인간이 되기 위해 심장을 먹는

사람의 탈을 쓴 여우 요괴 소위(주신)

사랑하는 사람을 살리기 위해

요괴의 누명을 쓴 배용(조미)

요괴와 인간 두 사람을

모두 사랑한 남자 왕생(진곤)

배용을 사랑했던 방용(견자단)

방용에게 사랑을 느끼는 하빙(손려)

소위를 사랑하는 도마뱀 요괴(척옥무)까지

사랑으로 얽혀 아픔을 겪는

영화 '화피'의 배우들이

멋지고 예쁘고 매력적입니다


여우 요괴에 잘 어울리는 주신은

가녀린 차가움마저도 매혹적이고

'황제의 딸'로 익숙한 조미가

예쁘고 기품 있는 조강지처로 등장합니다

요괴 퇴마사 하빙(손려)도 땡글땡글

방울토마토처럼 사랑스러워요


중국의 8대 기서

'요재지이'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 '화피'에는 사람의 심장을 먹는

여우 요괴가 나옵니다

심장은 사랑이죠

하트니까요


전투에 나선 왕생 장군(진곤)

여우 요괴 소위를 구해 돌아옵니다

아름답고 매혹적인 소위를

친절하고 상냥하게 보살피면서도

왕생의 부인 배용은 문득 불안합니다


성안에서 심장이 없어진 시신들이 나타나자

배용은 소위의 행적을 의심하는데요

그러나 소위의 매력에 사로잡힌 왕생은

소위를 가족이라고 말합니다

그의 마음은 이미 두 여자 사이에서

바람처럼 흔들리고 있어요


요괴 퇴마사 하빙의 말을 믿는다는 배용은

요괴는 표식이 있으니 확인해보자고 하는데

소위의 몸은 다만 아름다울 뿐

사람의 심장을 먹는 흔적은 보이지 않으니

한동안 하빙이 소위를 지켜보기로 합니다


소위를 요괴로 의심한 배용에게

왕생은 사과하라고 하며

부인을 진심 사랑한다면 첩으로 받아달라는

엉뚱한 소위의 부탁 앞에서 미안하다고

나에게 부인은 하나라며 눈물을 흘려요

부인은 하나지만 사랑은 둘인 것이죠

둘도 되고 셋도 되는 게 사랑이니까요


바로 곁에서 지켜보는 하빙 앞에서

만두로 위장한 사람의 심장을 먹는 소위가

날 의심하냐고 묻자

의심이 아니라 확신이라고 쐐기를 박으며

하빙은 다른 요괴가 있다고 믿어요

빙고~소위를 사랑하여

심장 셔틀을 해주는 도마뱀 요과가 있죠


한때 배용을 사랑했던

무술의 달인 방용(견자단)이

배용을 보러 지나는 길에

왕생의 부탁을 받고 요괴 사냥에 나섭니다


행복한 배용의 모습을 보러 왔다는 방용은

미안해하는 배용에게 훈훈한 미소로 답하죠

혼자 여행하는 것도 자유롭고 좋다는 방용과

요괴 퇴마사는 자신의 임무라는 하빙

두 사람의 요괴 사냥이 시작됩니다


요괴가 아니라면 소위를 사랑할 거냐는

배용의 물음에 왕생은 소위가 요괴일 리 없다고

도사들을 데려와 확인하겠다며

대답을 회피합니다


요괴든 아니든 사랑하지 않을 거라고

배용에게 안심하라고 하면서

질투를 해서 미안하다는 배용에게

아니라고 화를 내는 왕생은

이미 삼각관계의 한복판에 서 있는 거죠


소위는 소위대로 도마뱀 요괴에게

왕생에 대한 사랑을 고백합니다

자신이 없으면 누가 심장을 가져다주느냐는

도마뱀 요괴를 매정하게 떠나보내고

머리를 빗는 소위에게 배용이 찾아오자

얼굴 가죽을 휘리릭 벗어던지고

마침내 요괴의 본모습을 드러내죠


'날 좋아한다면 심장을 줘요'

소위의 치명적 매력에 빠져 허우적대는

사람의 심장을 꺼내 배용 앞에서

태연히 심장을 먹는 소위에게

배용이 간청합니다

'남편은 널 좋아하니 죽이지 마'

아침 드라마 같은 막장이 펼쳐져요

'널 죽이면 왕생은 영원히 널 그리워할 테니

그러니까 네가 요괴라고 말해

난 정실부인이 되고 넌 요괴가 되는 거야'

배용은 사랑하는 왕생을 위해

소위의 제안을 받아들여요

소위에게 살인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심장을 먹지 못하면 늙지만

왕생의 정실부인이 되면

그의 곁에서 늙어 죽겠노라고

소위는 다짐합니다


소위가 건넨 요괴 독약을 마시고

한순간 백발이 되어 피눈물을 흘리며

죽어가는 배용을 살리기 위해

요괴 퇴마사 하빙은 보물 칼을 꺼내지만

어찌 된 일인지 칼이 칼집에서 빠지지 않아요


요괴가 죽으면 배용이 다시 돌아올 수 있으니

방법을 찾겠다며 방용은 칼을 들고 나서죠

하빙의 말에 의하면 요괴 퇴마사의 피로

요괴를 죽일 수 있다는 건데요


두 눈 가득 눈물 그렁한 배용에게

요괴냐고 물으며 왕생은

멋진 사랑의 멘트를 날립니다


'남편으로서 어떻게 아내를 포기하리

요괴든 아니든 영원히 사랑하니

날 위해 살아줘요'


소위를 찌르고 울부짖으며 왕생이 날리는

사랑의 멘트 2탄은 더욱 절절합니다

'그녀를 돌려줘

날 사랑한다면 배용을 돌려줘

내가 죽을 테니 그녀를 살려줘

그녀가 살아난다면 그녀에게 말해줘

난 좋은 남편이 아니었어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널 사랑해 하지만 나에게는 그녀가 있어'


도마뱀 요괴까지 나타나

한바탕 소란을 피우지만

마침내 요괴 퇴마사의 보물 칼이

하빙의 칼집에서 나오고

요괴와의 한판승은

인간들의 승리로 돌아갑니다


새하얗게 웃으며 사라지는

여우 요괴 소위의 빈자리에

하얀 여우 한 마리 웅크리고 있어요

사람은 사람의 자리로

여우는 여우의 자리로

제대로 원위치하는 해피엔딩입니다


방용도 살아나니 다행이고

방용과 하빙이 함께

말머리를 나란히 요괴사냥을 떠나는

다정한 모습도 괜찮습니다

'나랑 요괴 잡으러 갈래요?'

방용과 하빙의 뒷모습이 믿음직스러워요


병이 있는 곳에 약이 있고

문제가 있는 곳에 답이 있고

요괴가 있는 곳에 요괴 퇴마사가 있으니

다행이라며 혼자 웃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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